우리가 살다보면 무엇인가 잃어버릴 때가 있다. 지갑을 잃어버리고, 열쇠를 잃어버리고, 또 여행가방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잃어 버리는 순간에는 초조하고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다른 큰 일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며칠전 네팔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그 비행기에 한국사람 두 사람이 탑승했다고 한다. 그 두 사람은 우리에게는 너무 먼 사람들이다. 단지 한국 사람들이라는 것이 우리의 관심을 갖게 할 뿐 우리는 그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서 그들의 가족만큼 슬픔을 느낄 수 없다. 단지 마음으로 애도할 뿐이다. 이런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
산다는 것은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를 떠나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고, 나이를 먹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고, 은퇴하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고, 사업에 실패를 하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고, 가족 중에 한 사람이 병들어 죽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다. 모든 사건과 사고는 다 잃어버리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런 사건들이 우리에게 꼭 재앙이나 슬픔이나 절망만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옛 속담에 “비 온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비가 오면 땅이 젖어 진흙밭이 되어 불편하지만 해가 떠서 땅을 말리면 땅은 전보다 더 딱딱해지고 좋아지는 법이다.
세상에 꼭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둠이 찾아 오면 곧 해가 뜨는 법이다.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큰 교훈이다. 한국이 6;25전쟁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이 죽어 갔고 또 재산의 피해를 보았다. 그러나 그 전쟁으로 인해서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고 지금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재산이든 생명이든 잃어버리는 그 당장의 순간은 아쉽고 슬프고 괴롭기 한이 없다. 그러나 꼭 그것으로 우리의 삶은 끝나지 않는다. 성경은 말씀한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예레미야29:11)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명할 때 일이다. 그는 당시 어린아이들에게 유행하던 부스럼을 연구하다가 실수로 세균을 배양하는 접시 뚜껑을 닫지 않고 퇴근했다가 그 다음날 출근해보니 뚜껑이 열린 접시에 푸른색 곰팡이가 생겼는데 접시 안에 잔뜩 배양돼 있던 세균이 다 죽어버렸다.
그는 곧 푸른곰팡이 연구를 하여 페니실린을 발명하여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실험실 접시의 뚜껑을 덮지 않은 결정적인 실수의 가시가 곧 성공으로 가는 길이 된 것이다.
잃어버릴 때 심정은 그 누구도 본인아니면 알 수가 없다. 불이 타 집을 잃어버리고, 가족을 잃어 버리고, 돈을 잃어버리고, 또 가까운 사람들 사이가 멀어져 소원해질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전부 다 잃어버리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것들을 얻게 될 기회가 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California)에 큰 홍수가 났을 때 한 사람의 방앗간이 떠내려갔는데 그 방앗간은 그의 전 재산이었다고 한다. 이 홍수로 재산이 파산하고 이 사람은 낙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홍수가 쓸어간 자리에서 큰 황금 광맥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일을 말하자면 바다의 모래알처럼 많은 것이다. 그러기에 인생은 잃어버리는 것도 많겠지만 얻는 것이 더 많은 것이다. 그것을 알 때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슬퍼하거나 절망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시인의 시처럼 우리는 삶이 우리를 어렵게 하더라도 슬프거나 화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반드시 오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것이 크면 클수록 더욱 더 큰 것을 찾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면 우리가 사는 인생의 시간들은 소망과 기쁨의 연속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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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 워싱턴 동산교회/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