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그리고 일회용 접시
2023-01-11 (수)
이영묵 / 문인/ 맥클린, VA
세월이 바뀌어서 좀 뚱딴지같은 이야기지만 어린 시절 부엌에 들어가면 모두들 “사내자식이 왜 부엌에 들어 오냐”고 핀잔을 하곤 하였다. 그러나 이 나이에 미국에서 살다보니 식사를 끝내면 설거지는 나보고 하라는 듯이 와이프가 “아이고 허리야” 하면서 의자에 풀썩 앉아버리니 하는 수 없이 내가 설거지를 하곤 하였다.
그러나 나는 성격이 꼼꼼하지 못하고 대충대충 하는 성격이라 내 딴에는 설거지를 했다고 했으나 접시에 고춧가루가 붙어 있기도 하고 컵 언저리에 립스틱 자국이 남아 있기도 했다. 급기야 와이프가 “앓느니 죽지. 아이고 내 팔자야” 하면서 설거지를 자기가 다시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와이프가 설거지를 할 때마다 “내 팔자야” 하면서 신세타령이라 듣기가 싫기도 해서 대안으로 일회용 종이 접시와 컵을 사다 주었다. 그래서 우리 두 식구 밥상에는 일회용 접시나 컵이 꽤나 많다. 설거지를 안 하고 그냥 버린다는 말이다.
왜 정초부터 설거지 타령이나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있겠지만 실인즉 정초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하며 신문, 특히 한국판을 읽다가 보니 한국 정치판에서의 싸움박질 하는 꼴이 심심한 나에게 재미있는 소일꺼리 중 하나였지만 이젠 도를 넘는다고 느끼면서 설거지란 단어가 새삼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단어가 과거 전두환 대통령이 물러나고 노태우 대통령이 승계하였을 때에 서슬이 퍼렇던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숨도 제대로 못 쉬다가 노태우 대통령 때가 되자 이것저것 과거의 불법과 범법이 대두되어 그걸 정리하는데 곤욕을 치르자 누군가가 언론에서 노 대통령이 설거지하기 바쁘다 했었다.
현재에 한국 정치 판도를 보자니 내 눈에는 윤석열 대통령 또한 전 정권이 저질러놓은 여러 문제점들을 설거지하기 바쁜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처럼 설거지하기가 그리 순조롭지 않은 듯하다. 왜 그럴까?
설거지를 해야 할 사항과 일회용 접시나 컵처럼 내버려야 할 사항이 뒤섞여있고 그 일회용 접시들의 저항이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나는 바람직한 정치 순환으로 보수 우파가 일정 기간 집권하면 무사안일과 부패를 하게 되고 그러면 진보 좌파가 정권을 이어가게 되는 그러한 순수 순환을 필연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인적자원의 한계와 경험부족의 좌파로서는 여러 시행착오를 일으킨다. 좌파의 문 정권에서도 소위 소득주도 경제정책이나 원자력발전 폐기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현재의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진보좌파에 기생하는 부패세력과 북한에 맹종하는 종북 주사파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때문에 전통의 민주당이 실종되고 변질되어 가고 있다는 말이다.
애석하게도 대장동이 어떠니 성남 축구가 어떠니 시끄러운데도 이 모라는 사람이 뻔뻔하게도 까딱도 하지 않는다. 서해 바다에서 공무원이 불타 죽는 사건에 대해서도 군, 정보부, 청와대 등의 관계 수장들 또한 뻔뻔하게 집단으로 성명서까지 발표한다. 참으로 답답하다.
나는 진보 좌파에 우호적이다. 밝은 미래를 위하여서는 좌우 진보 보수의 양 날개가 필연적이다. 접시를 잘 설거지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좌파진보의 민주당이 재탄생하여야 한다. 그러나 일회용 접시처럼 버려야 할 세력이 아직까지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꼭 척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거듭해서 밝은 미래를 위하여 윤석열 대통령은 과감하게 이 부패세력 그리고 종북 주사파를 척결해야 한다. 물론 모든 국민들만이 아니라 해외에 있는 우리도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새해 벽두에 나의 희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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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 문인/ 맥클린,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