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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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건 마음인데 왜 몸이 아플까

2022-12-14 (수)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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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과 마음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물론 이러한 개념은 현대의학에도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한의학은 몸과 마음이 그저 어느 정도 선에서 서로 영향을 끼치는 ‘관련이 있다’ 수준이 아니라, 아예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상태로 함께 기능한다고 보며 ‘심신일체론’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이를 표현한다.

마음의 병의 원인을 몸에서 찾고, 몸에 생긴 병의 원인을 마음에서 찾다
그래서 두통, 만성피로, 위궤양, 손발 저림, 과민성 대장염 같은 다양한 육체의 이상증상들을 분석해 보면 그 원인이 어떤 물리적인 자극에서 비롯되기 보다는, 오히려 정서적인 불안감에서 야기되는 경우가 더 많다. 또 그 반대의 케이스인 우울증이나 불면증 같은 여러 정서적 불안증이 오히려 아무런 정서적인 충격이 없이 호르몬 불균형이나 영양의 불균형 같은 물리적인 자극만으로 인해 야기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즘은 병원에서도 정서적인 불안정함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병들은 신경성 위궤양, 신경성 이명, 신경성 인후염 등 그 각각의 병명 앞에 ‘신경성’이라는 단어를 붙여 표현한다. 그런데 점점 ‘신경성…’으로 시작하는 질병을 병원에서 진단받고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한의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몸에 생긴 병의 원인을 마음에서 찾는 것이 최근의 의학계의 흐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분노로 인해 체온이 올라가면서 나타나는 증상들
그렇다면 왜 분노라는 감정을 ‘화(火)’로 표현하였을까? 이는 실제로 외부의 온도가 올라가거나 매운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도, 화가 나면 실제로 우리 몸에서는 열이 나기 때문이다. 즉 ‘열 받는다’라는 표현은 실제로 우리가 분노할 때 몸에서는 열을 내는 생리작용이 일어남을 의미하고, 이렇게 생겨난 열이 빠른 시간내에 해소되지 않을 때는 ’속이 부글 부글 끓고 있다’라는 좀 더 강한 표현을 사용하는데 우리 몸의 체온은 실제로도 분노라는 감정에 반응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검증할 수 있다.

이렇게 인체내에 생겨난 열은 자연법칙을 따라 체내에서도 위로 상승하는데 이를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표현하며, 끝까지 상승한 열기가 더이상은 오를 곳이 없어 한 곳에 쌓이기 시작하면 이로 인해 가슴과 머리에는 압력이 증가하고 이 상태를 우리는 ‘울화통이 터질 것 같다’라고 표현한다.
일단 상태가 여기까지 오면 몸 안에 가득 맺힌 화(火)기로 인해 얼굴은 붉게 상기되며 화끈거리게 되고, 열기로 인한 탈수 증상으로 인해 눈과 입이 자꾸 마르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해지는 등의 신체적인 이상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열이 자꾸 위로만 오르니 몸의 상부는 더워지면서 아파진다면, 몸의 하부는 열을 빼앗겨 오히려 차가워지며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이쯤 되면 몸은 늘 피곤한 상태가 되며 잠은 오지 않고, 심리적으로도 자꾸만 깜짝깜짝 잘 놀라게 된다. 그러면서 속이 메스껍다거나 어지럽고 얼굴이 붓는 증상들 역시 빈번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건강에 대한 염려증이 생기면서 자신감을 상실한다. 우리 몸은 이렇게 마음과 연결되어 있어, 마음에 입은 상처를 몸을 통해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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