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헌문편(憲問篇) 13장에 나오는 말로 ‘눈앞의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 이익이 의로운 것인지 생각하라’는 뜻으로 견득사의(見得思義)와 같은 뜻이다. 안중근 의사가 1910년 만주의 여순감옥 옥중에서 쓴 붓글씨 내용으로도 유명한 말이다.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가 성인(成人), 즉 인간의 완성에 관해 묻자 공자가 ‘이득을 보면 도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생명을 바칠 줄 알고, 오랜 약속일지라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 인간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대답한 데서 이 말이 유래하였다.
공자는 또한 논어 이인(里仁)편에서 ‘부귀는 누구나 바라는 것이나 올바른 길(正道)로 얻은 것이 아니면 누리지 말라’고 말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맹자>의 양혜왕(梁惠王) 상편에서 맹자를 처음 만난 양혜왕이 ‘노인장께서는 천 리를 멀다 하지 않고 오셨으니, 장차 어떤 방법으로 나의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겠소?’하고 묻는 이야기가 나온다.
맹자는 ‘왕께서는 어찌 만나자마자 이익에 대해 말씀하시오? 단지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내 나라를 어떻게 이롭게 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신다면 대부(大夫, 높은 지위의 신하)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 영지(領地)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만 생각할 것이고, 선비나 백성들도 어떻게 나 자신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만 궁리하니, 위아래에서 서로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되면 나라는 위태롭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혜왕은 맹자의 이 말을 건성으로 들었다. 순자(荀子)도 대략(大略)편에서 왕이 재물에 욕심이 없어야 세상에 죄짓는 사람이 없게 되며, 이익을 바라는 마음이 의로움을 이길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고 수신(修身) 편에서 옳지 않은 일을 보면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반드시 자신을 반성해야 하며 도의를 중하게 여기면 돈이나 명예를 가벼이 여기게 되고 부귀 앞에서도 당당해진다고 말했다.
공자는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한을 사는 일이 많으며,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로움에 밝다’라고 하였다. 탐욕스러운 권력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백성에게 이익이 된다는 교묘한 명분으로 의에 어긋나는 부정부패를 저질러 사익을 꾀하다가 나라를 혼란하게 하였으니 맹자와 공자는 견리사의라는 말로 이를 경고하였던 것이다.
‘사람은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지 못한다(視而不見/시이불견)’는 말처럼 눈앞의 이익 앞에서 의(義)에 대한 마음이 없으면 순간적으로 앞 못 보는 장님이 되어 부정을 저질러 견리망의(見利忘義), 즉 이익 앞에서 도의를 잊어버리게 된다.
여기서 이익이란 경제적 이익은 물론, 정치권력, 크고 작은 각종 기득권을 모두 포함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견리망의자(見利忘義者)라 하고, 신문과 뉴스에서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수없이 보며 잘못을 저지른 이들은 결국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말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런 일이 과연 정치인이나 권력가에게만 해당하는 것일까? 평범한 사람들도 어떤 종류가 되든, 크든 작든,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사리 판단을 그르치는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것이 현실이므로 견리사의라는 말은 지금 시대에도 항상 마음속에 담고 기억하며 살 만하다. gosasungah@g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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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용 / 메릴랜드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