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을 보내기 위해서는 우편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우표를 사는 것이 우편요금을 지불하는 방법이다. 즉 우편물에 우표를 붙이는 것은 우편요금을 지불했다는 증명인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는 가격 표시가 없는 우표가 있다. 가격을 나타내는 숫자는 없고 forever, additional ounce, two ounce, three ounce, postcard, first class, non-machinable surcharge라고만 적혀 있다. 그러니 ‘이게 뭐지? 이게 뭔 소리야?...’ 하고 불안해 할 수도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포에버 우표(forever stamp)를 알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퍼스트 클래스 편지(first class letter)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봉투편지’가 퍼스트 클래스 편지다. 그런데 우편물의 퍼스트 클래스는 비행기 좌석의 퍼스트 클래스와는 달리 ‘우등’ ‘특별’이라는 뜻은 없다. 여러 우편물 종류 중의 한 종류인 ‘1종(種) 우편물’이라는 뜻이다.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에 해당하는 우편물은 익스프레스(express), 프라이어리티(priority)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2022년 11월 현재 퍼스트 클래스 편지의 우편요금은 60센트(¢)이다. 그런데 60¢라고 적힌 우표는 없고 60¢에 판매되는 포에버 우표가 있을 뿐이다. 포에버 우표가 붙어있다는 것은 퍼스트 클래스 편지 우편요금인 60¢를 지불했다는 뜻이다. 그러면 왜 ‘60¢라고 적힌’ 우표를 발행하지 않을까? 우편요금 변동에 유연하게 적응하기 위해서이다.
퍼스트 클래스 편지 우편요금으로 ‘60¢라고 적힌’ 우표를 사용할 경우 요금이 65¢로 인상되면 ‘65¢라고 적힌’ 우표를 새로 발행해야 한다. 그런데 포에버 우표는 60¢에서 65¢로 가격을 올려서 판매하는 것으로 끝이고 새로운 우표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 만약 가격이 ‘60¢로 적힌’ 우표를 발행했었다면 고객은 ‘5¢짜리’ 우표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포에버 우표는 얼마에 구입했든 상관없이 퍼스트 클래스 편지를 배달해주기로 약속한 것이기에 전에 60¢로 구입하였어도 추가 요금을 내지 않는다.
다만 우편요금이 60¢인 퍼스트 클래스 편지는 1온스 미만이어야 한다. 만약 1온스 이상이면 온스당 24¢를 더 지불한다. 즉 1온스 이상 2온스 미만이면 24¢짜리 추가 온스(additional ounce) 우표를 더 붙인다. 이러한 24¢ 우표를 추가로 붙이는 번거로움을 피하려면 84¢(= 60¢ + 24¢)에 판매되는 2온스(two ounce) 우표 한 장을 붙이면 된다.
2온스 이상 3온스 미만이라면 추가 온스 우표를 두 장 더 붙이면 된다. 이때에도 3온스(three ounce) 우표 한 장을 붙이는 방법이 있는데 이 우표가 $1.08(= 60¢ + 24¢ + 24¢)에 판매되기 때문이다. 만약 2온스 이상 3.5온스 미만이면 $1.32(= 60¢ + 24¢ + 24¢ + 24¢) 만큼의 우표를 붙인다. 그런데 3.5온스 이상이면 퍼스트 클래스가 아니므로 우체국 창구에 가서 상담하기를 바란다.
포스트카드(postcard)라고 적힌 우표는 이름 그대로 우편엽서에 붙이는 것이다. 여행지 사진이 든 우편엽서를 보내는 경우에 사용된다. 판매가는 44¢이다.
퍼스트 클래스(first-class)라고 적힌 우표가 있다. 퍼스트 클래스 편지용 우표이기는 하지만 판매 가격이 다르다. 현재 포에버 우표는 60¢인데 이 퍼스트 클래스 우표는 75¢이다. 즉 퍼스트 클래스 우표는 기본 퍼스트 클래스 편지 우편요금 60¢(포에버 우표)에 특별 목적 기금 15¢를 더한 것(semipostal)이다. 현재 퍼스트 클래스 우표는 네 종류(유방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츠하이머, 멸종 동물 보호)가 있다
멀쩡한 정신에 누가 60¢ 우표 사면서 15¢를 더 부담하랴 싶겠지만 미국은 자선이나 기부가 일상적이다. 유방암 우표로만 9천270만 달러가 모금되었다. 푼돈이라고 부르기에도 낯간지러운 돈이 모여 이렇게 되었으니 정말 굉장하다.
글로벌 포에버(global forever) 우표가 있다. 해외로 나가는 퍼스트 클래스 편지에 붙이는 우표인데 이 한 장이면 한국은 물론 세계 어디나 간다. 해외로 나가는 것이기에 ‘글로벌’이라는 표현이 붙고 단일 가격이기에 ‘포에버’라는 표현을 붙일 수 있다. 현재 $1.40이다. 둥근 모양이어서 다른 우표와 쉽게 구별되지만 금액 표시가 없고 ‘포에버’라고 적혀 있어서 국내 우편물에 붙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60¢짜리 포에버 우표면 되는데 $1.40짜리 글로벌 포에버 우표를 붙이는 것이니 80¢ 손해다.
넌 머쉬너블 써차지(non-machinable surcharge) 우표는 99¢이다. 사각형이 아닌 봉투, 두꺼운 봉투, 세로로 긴 봉투, 리본이 달린 봉투 등 규격이 아닌 이유로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우편물에 소인해야 하기 때문에 요금을 더 받는 것이다.
여기에 언급한 ‘가격 표시 없는 우표’들은 우편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우체국은 판매 가격만 인상하면 되고 새로운 우표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 고객은 이미 구입한 우표에 추가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 그러니 모두에게 이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