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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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正義)란 무엇인가?

2022-11-29 (화)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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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사를 영어로는 ‘justice’라고 한다. 설명이 필요치 않겠다. 모든 이들이 갈망과 공감하는 상식과 공정을 위해 일하는 분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것에 대한 갈망이 크면 클수록 사회는 불공정과 몰상식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암시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럼 공정에 대해 생각해보자. 육상 경기장의 트랙 라인이 일사분란하게 예쁘게 그려져 있는 것을 흔히 목격할 것이다. 자연히 맨 바깥쪽 선의 길이가 제일 길고 가장 안쪽 선이 제일 짧을 것이다.

그렇기에 출발점을 빗각으로 하여 맨 바깥선상의 경기자를 제일 먼저 앞에 서게 하고 맨 안쪽 선수의 출발점이 제일 뒤에서 하게 미리 정해 놓은 것이다. 그리하여 빗각으로 출발지점이 각기 다른 것이다. 공정한 경기가 출발지점부터 공정하게 한 것임은 물론이렷다. 그 후는 각기 역량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게 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참으로 모두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태어난다. 어떤 이는 금수저로, 흙수저로, 또 무(無)수저로, 각양각색이다. 이는 비단 환경적 문제뿐만 아니라 신체적 문제, 즉 건강문제까지도 의미한다. 선천적 장애인 경우도 있지만 또한 후천적 장애발생도 넒은 의미에서 포함시킴이 옳을 줄로 여겨진다.

이런 각양각색의 인간들을 동일선상에서 동시에 출발시키려 함인가? 미리부터 불리한 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경쟁에 도전해 낙오되지 않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낸 사람들은 사회학자, 생각하는 사상가, 철학자들이 아니었을까? 그런 사상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사회 운동가, 정치인들이 아닐까 한다.
이때 목적은 비록 같을지 모르나 추구하는 방법의 차이로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지게 된다. 사실 보수란 잘 못 이해해서 그렇지 본래는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회의 어른 집단의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그러나 잘못되게 강자, 기득권의 수호집단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되어 실망을 넘어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되고만 현실이 세계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본래 금수저, 똑똑이들은 그 누구의 도움이 그리 필요할 리 없기에 그들을 위한 잘못 사고하고 행동하는 거짓 보수주의자들의 존재는 불필요한 것이다. 오직 약한 자들, 흙수저, 무수저 집단을 위한 진보, 혁신주의자들만이 이 세상은 필요로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회가 끊임없는 개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라 하겠다.
중심을 잡아주는 진정한 보수의 지도하에 개혁의 중심세력이 조화롭게 공존할 때 사회는 공정과 상식의 사회로 흘러가며 우리가 말하는 소위 Justice(공정과 상식-즉 정의)가 있는 사회에선 Justice라는 직업도 직책도 필요 없는 사회일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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