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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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과 책임

2022-11-08 (화)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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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인간이라면 누구나 세상 살아가면서 좀 더 배우고 남들보다 더 나은 자리에 올라가고자 하는 마음은 한결 같을 것이다. 그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리라. 그 옛날 보릿고개 시절에도 논 팔고 밭떼기 팔아 자식들 서울로 유학 보냈던 부모들의 한결같은 바람으로도 능히 알 수 있었던 바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더 나은 자리, 좀 더 큰 권한이 부여된 자리에 합당한 자질을 구비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세상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자질, 그릇에 비해 한마디로 감투가 버겁도록 지나치게 큰 것이 사단의 시작이라 할 것이, 지금 우리들이 목격하고 있는 바가 아닐까?
‘내 탓이요, 내 탓이요’가 아니라, ‘네 탓이요, 네 탓이요’가 횡행하는 세상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쥐꼬리만한 권한이 있는 사람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행태는 목불인견, 그토록 으스대고 만용을 부리는 높은 자리에 있는 귀하신(?) 분들은 마치 그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양, 누가 누구를 질책하고 분노한단 말인가! 권한 미미한 말단 공무원들의 탓으로만 전가하려는 파렴치한 모습이다.

156명의 어리고 꽃다운 젊은이들의 희생과 수많은 부상자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이 심한 정신적 상처를 입은 현 사태에 말장난 대신 최우선은 진솔한 사과의 태도일 것이다. 또한 권한의 최상층부가 모든 책임을 통감하는 태도일 것이다.
필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를 논하고자 할 의도는 없으나, 4.19 학생의거시 학생들의 희생소식을 접하곤 더 이상 젊은 희생자들이 발생해서는 아니 되겠다며 즉각 하야(下野) 성명을 발표하고 실천함에 받은 감격이 62년이 경과되었음에도 또렷이 남아있음을 얘기하고 싶다. 많은 과오가 있었으나 민주주의 실천에 한 모범을 그나마 보여준 사례일 것이다

현금의 작태들을 보면 막강한 권한만 쥐었을 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의식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권력 핵심부의 산만한 의식구조, 월권행위가 문제, 국가를 그렇게 경영해서야 되겠는가.
이왕에 국내문제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특히 한, 미, 일 관계를 개관해 보고자 한다. 한마디로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제일 바라고 이득을 호시탐탐하는 나라는 두말할 것 없이 일본이다.


세계의 리더로서, 경찰국으로서의 미국의 국운도 이제는 예전만 못해져 한국에 대한 버거움을 느끼기 시작됐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때가 왔음을 알아야할 것이다. 이러할수록 한미일 군사 경제동맹에 의지하려는 것보다 북한과의 긴장상태를 유발하지 않도록 남북 간의 교류가 절실하며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을 위한 백방의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예로서 북한 주재 미국 연락사무소 같은 기관의 개설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전략자산 순환식 전개라는 소모적이며 비능률적, 우리에겐 달래기식, 북한에겐 불필요한 자극적인 정책은 그리 현명한 것이 아니며 국민들의 혈세낭비일 뿐이다.‘통일은 대박이다’의 저자 신창민 박사의 의견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윤 대통령은 비장한 각오로 심기일전하여 잔여 4년6개월 국정 운영을 잘 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안전하고 더욱 발전된 조국이 되기를 기원하며, 만일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자신이 없다면 퇴진을 촉구할 수밖에 없음을 말씀 드리고 싶다.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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