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8일 96세로 서거하여 70년의 왕위를 마치게 되었다. 여왕 서거 후 아들 찰스 3세가 73세의 나이로 왕위를 이었다.
영국이 여왕의 서거 후에 보여준 왕에 대한 사랑과 애도의 마음은 영국이 스스로 자국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얼마나 담겨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치 어머니가 서거한 것처럼 느끼는 그 끈끈함은 왕의 서거가 아닌 어머니의 죽음으로 느끼는 애정은 가슴을 울릴 정도이다.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제국의 위치를 지금까지 세계의 중심이 되어 왔다. 16세기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된 후 영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으로 등극하였다.
그로 인해 영국은 내적으로 충전된 국력을 다른 대륙으로 진출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에 영국만이 아니라 유럽의 국가들이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를 향해서 영토를 확장시킨 것은 유럽 문명국가들이 약소국가들을 점령해서 경제, 문화, 교육에 긍정적 영향을 보여주었다고 하더라도 저개발 국가들의 자치독립권을 빼앗은 것은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고 알려진 것처럼 전통과 법과 예의를 중요시하는 나라이다. 그런 것에 걸맞게 영국은 세계의 중심에 서서 여러 가지 면에서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앞으로도 영국은 전통과 신사의 멋을 그대로 유지하는 품위있는 나라로서 존재할 것이다. 영토로서의 영국은 더 이상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지는 않지만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위치는 오래 갈 것이다.
미국은 영국과 함께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주도하는 두 개의 선진 국가이다. 물론 다른 유럽의 국가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자유 민주 국가들이 세계의 평화 질서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 세계질서를 위해 협력하는 두 개의 큰 형님국가들이다.
영국이 과거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지만 미국은 세계영토를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라 경제, 군사적으로 지배하는 실질적인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미국은 세계를 지키는 경찰 국가로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국가가 되었다. 미국은 마치 집안의 큰 형님처럼 작은 동생들의 생활에 대해서 협력하고 간섭하는 것처럼 세계 모든 국가들을 관리하는 최강국가가 되었다. 영국이 식민지 정책에 대해서 비판을 받고있는 것처럼 미국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세계를 통치한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희생 없이 성과는 없는 것이다. 집안에서 부모에게 칭찬을 받거나 욕을 먹는 것은 막내가 아니라 제일 큰 형님이나 누님이다. 형과 누나가 동생들을 위해서 하는 일은 칭찬받기도 하고 비난받기도 한다.
미국과 영국은 세계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끄는 큰 역할을 하였다. 만일 2차대전에 패배하였다면 지금의 세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가들의 힘으로 오늘날 우리는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된 것이다. 그것에 대한 공로뿐 만 아니라 크고 작은 역할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야 한다.
영국은 찰스 3세가 왕위를 이어받았다. 얼마나 영국이 왕정정치가 유지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 세계 최강의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미국은 국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무거운 숙제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제국적인 힘과 미국의 강국적인 통제가 세계를 더욱 더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믿을 수 있는 형님국가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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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 워싱턴 동산교회/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