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희 한국사람이 주로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먹는 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식당을 가서 파스타를 주문하면 생각보다 빨리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 그 비밀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꼬들꼬들한 면, 푹 익은 면 둘 중 어떤 면을 더 좋아하시나요? 저는 라면은 꼬들꼬들한 면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쫄깃쫄깃한 식감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죠. 푹 익은 면은 식감보다는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칫 잘못해서 시간이 많이 지나면 푹 퍼져서 불게 됩니다. 불어터진 면은 찰기를 잃어 면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반면에 파스타 면은 장시간 실온에 두어도 잘 불지 않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파스타 면이 잘 불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해하려면 ‘면이 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야 합니다.
#면이 분다
‘면이 분다’는 것은 수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보통 물에 넣고 끓이면 면이 수분을 먹게 되고 겉에서부터 안쪽으로 수분이 점차 스며들게 됩니다. 이 현상을 ‘면이 익는다’고 합니다. 보통 겉은 80~90%, 안쪽은 50~70%의 수분 함량을 가집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겉에 있는 수분이 안쪽으로 지속적으로 이동하면서 수분 함량이 비슷해지는데 이것을 ‘면이 분다’고 합니다. 이렇게 안과 겉의 수분함량이 비슷해지면 식감의 차이가 없어져서 면이 흐물해지게 됩니다.
반대로 끓인지 얼마되지 않은 면은 안과 겉의 수분 함량 차이로 인한 식감 차이가 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우리는 ‘쫄깃하다’, ‘꼬들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면이 분다’는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면 이제 파스타의 면이 잘 불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파스타는 일반 밀가루가 아니다
라면에는 보통 중력분을 사용합니다. 우리가 가정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그런 밀가루입니다. 그러나 파스타에 쓰이는 밀가루는 다릅니다. 정확히 말씀 드리자면 파스타에는 ‘세몰리나’라는 밀가루가 주로 사용됩니다.
세몰리나는 ‘듀럼밀’이라는 품종을 갈아서 만드는 밀가루인데 일반 밀가루보다 노랗고 입자가 큰 것이 특징입니다. 입자가 크다는 것은 서로의 수분을 공유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기 때문에 겉면의 수분이 안쪽으로 스며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상대적으로 라면이나 국수보다 부는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입니다.
정리해보면 파스타는 세몰리나를 사용하여 만들어지고 그 입자가 크기 때문에 수분 침투력이 낮아져 부는데 시간이 다른 면보다 길게 걸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서 라면과는 달리 파스타를 파는 식당에서 미리 파스타를 대량으로 삶아 놓고 소분하여 그때 그때 소스만 부어서 서빙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참고로 가정에서는 남은 파스타를 올리브유로 코팅시켜 얼리면 그 다음에 전자렌지 등을 이용하여 다시 요리하면 원래에 맛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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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용 / H-mart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