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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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지 마

2022-07-27 (수) 백 광 알렉산드리아,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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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우리 이웃에 있었던 독거노인의 고독사의 그림자가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환영으로 남아 아른거린다.
그런데 이렇게 어두운 그늘 속에서 하염없이 한숨만 쉬고 있는 우리 이웃들이 떠오른다. “싫다는 병마는 잘도 찾아오는데 오라는 저승사자는 왜 이리 더딘고.” 자학의 독백이 구슬프게 귀에 맴돈다. 하나뿐이라서 소중하고 한 번뿐이라서 소중한 이 세상, 한번 생각을 바꾸어 보자. 100세 장수시대, 끝날 때 끝나더라도 아직은 아니다.
3년 연속 일본 베스트 작가인 100세의 시마다 도요의 ‘무너지지 마’라는 생애에 대한 도도한 애착과 철학이 떠오른다.
내 젊음을 바쳐 익혀 온 인생을 관조하는 범부의 노년의 지혜로 살펴본다. 발이 묶여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오지 않는 저승사자만 기다리는 내 이웃의 하루하루들.
우리가 늙었다고 버리고 떠난 세월 미련 두지 말고 영원불멸의 새로움의 세월에 발맞추어 모자란 대로 짧은 대로 밝게 살아보자. 행복은 자기 만족에서 온다고 하지 않았나.
노래하고 춤추자, 아모르파티.
사람의 일생에 가장 중요한 행복의 결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사랑은 내 마음속의 것이 아니고 사람과 사람과의 사이에서 주고받는 것, 이렇게 주고받는 인연엔 가족이란 뼈대 위에 친구라는 삶을 풍성하게 해 주는 초록빛 잎이 있다.
인연은 하늘이 주는 것이고 그것을 가꾸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인연은 그냥 자라는 들풀이 아니고 인내와 정성으로 가꾸는 난초라고 했다. 이렇듯 보배 같은 인연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아름답게 마무리하자. 아모르파티.
음악에는 생각의 힘보다 더 크고 깊은 느낌의 힘이 있다.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보다 함께 부르고 느껴야 할 감성의 골이다.
지성 위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감성의 꽃은 사랑 위에 피어난 영성의 열매일 것이다. 인공지능, 인공 화폐도 감히 넘어다 볼 수 없는 절대자의 토양이다.

진흙으로 빚은 도가니에 7번을 녹여 거른 순은의 교황의 진리의 말씀, “인생을 즐기면서 살라, 죄가 되지 않으면” “백발이라도 내가 지은 적 품을 것이요 안을 것이며 거두리라”
거대한 손길의 온기는 내가 가꾸고 있는 고향산천이다.
매년 7월 24일은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로 교황청에서 선포했다.
우리 노인네들, 아모르파티.

<백 광 알렉산드리아,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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