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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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부모의 판박이

2022-07-18 (월) 이혜란 /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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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운전을 시작한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제일 큰 손자가 17살이 되었다며 아빠 차를 갖고 다니며 동생 둘을 학교에서 픽업 한다고 얘기한다.
‘세월은 유수’란 말이 아이들이 크는 것을 보면 실감이 난다. 아들이 처음 자동차를 샀을 때 차고에 자기 차를 넣어도 되느냐고 묻고, 집에 들어가고 나갈 때마다 자기 차를 옷소매로 닦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우리와 알고 지내던 한 친구부부가 자기네들이 타던 오래된 차를 아들 보고 타라고 했더니 아들이 “아빠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처음에 새 차를 사주셨다고 자랑 하셨으면서 왜 내게는 왜 헌차를 주느냐”고 항의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언제인가 한국에서 내 친정어머니가 다니러 오셨을 때 마침 남편은 LA에 볼 일이 었어 가고 집에 없을 때였다. 그 당시 어머니가 손자를 보고 놀라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아니,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버지가 집에 없으니 저녁에 온 집안을 돌며 문들을 당겨보고 밀어보며 문들을 점검하는 것이 어쩜 자기 아버지가 하던 대로 똑같아 너무 신기 하구나.”
어머니는 아이들 특히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하셨다. 주변에서 부부가 오래 함께 살아가다 보면 많이 닮아간다고 얘기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부모의 판박이는 자녀들인 것 같다.

동물들 중에서 부모가 하는 대로 제일 많이 따라하는 동물이 원숭이 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미국 사람들이 격언처럼 일상에서 많이 쓰는 말은 ‘Monkey See, Monkey Do’ 라는 말이 있다. 새끼 원숭이가 부모가 하는 대로 똑같이 하며 흉내 낸다는 뜻이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이 험한 세상을 항해 하는데 나침판이며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또 부모는 그들에게 확신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인생의 멘토이다. 도예공들이 도자기를 만들 때 자신의 혼도 같이 섞어 같이 만들어야만 아름다운 도자기가 탄생한다고 하듯 자식을 키우고 교육시키는 것도 훌륭한 도자기를 빚어내는 것과 마찬가지 같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부모를 닮아 가는 아이들, 그들이 좋은 품성과 인격을 갖고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가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부모의 끝없는 역할 중 하나이다.

<이혜란 /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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