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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에게 이런 일이…

2022-07-11 (월) 옥승룡 / 목사 갈보리장로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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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드는 의문 중의 하나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있는 것일까?”하는 것이다. “남들은 저렇게 행복하게 사는데 왜 나는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하는 의문이 힘든 일이 닥쳤을 때 들 수 있다.
NBA 포틀랜드 브레이저에서 활약했던 밥 그로스라는 농구 선수가 있었다. 발목에 이상이 있었지만 진통제를 먹으면서 경기를 뛰었다. 알약이 효과가 없자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가 되었다. 그 날도 중요한 경기여서 Marcaine이라는 강력한 진통제 주사를 세 곳에 맞고 경기에 임했다

. 경기 시작 후 얼마 안되어 리바운드 볼을 다투던 중 “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발목이 부러졌다. 그러나 진통제 주사로 통증을 느끼지 못했던 그로스 선수는 농구장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쓰러졌고 그 부상으로 인하여 그 선수의 농구 생명이 끝났다. 발목 통증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경고였는데, 무시하고 경기에 계속 임했다가 선수 생명이 끝난 것이었다.
고통은 이렇게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경고일 수 있다. 더 큰 고통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의 몸과 마음이 고통을 통해 경고하는 것이다. 이 때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거나 또는 무엇을 해야 한다. 고통이 주는 경고를 무시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경고도 없이 우리에게 고난이 밀려오기도 한다. 어느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고난과 고통 속으로 빠져들기도 하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욥이 이러한 고난을 당했다. 욥은 온전하고 정직하며 악에서 떠난 사람이라고 성경은 말씀한다. 그런데 한 순간에 모든 가족과 재산을 잃었으며 몸에 병까지 얻었다.
모든 것을 잃은 욥은 자신이 태어난 날을 저주할 정도로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욥은 절망 중에 희망을 잃지 않았다.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고 고백했다. 지금의 고난은 자신에게 있는 불순물을 걸러내는 정제 과정으로 이해하며 고난 후에 더욱 성장하고 성숙해질 자신의 모습을 기대했다. 실제로 욥은 고난 후에 하나님께 대한 더 깊은 이해와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욥이 겪은 어려움은 성장과 성숙을 위한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현재의 고난은 더 큰 고난을 막기 위한 경고일 수 있으며 성장을 위해 통과해야 하는 과정일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절망하면서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
한국의 자살률이 OECD 1위이다. 불명예스럽게도 지난 17년간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2020년 하루 평균 약 36명이 자살하여 OECD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한국의 완도에서 실종되었던 일가족 세 명의 시신이 침수된 차속에서 발견된 일도 동반 자살로 추정된다. 가족에게 닥친 어려운 일로 삶을 포기했을 것이다.

성경의 로마서에 이런 말씀이 있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 만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바라면 참음으로 기다릴지니라”
지금의 어려움은 활짝 핀 미래를 위한 전주곡이라는 사실을 믿으며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소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생각하는 동시에 “무엇을 위해 이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를 숙고해야 한다. 그랬을 때 고통가운데 성장할 수 있고 그 고통을 넉넉히 이겨내어 좋은 날을 맞이하게 된다.

<옥승룡 / 목사 갈보리장로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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