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삭빠른 인간들, 대법원 판사 자질론
2022-07-07 (목)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사람들이 좀 낫다고 평가하는 사람들 중에 실수라기보다는 본 바탕의 크나 큰 결점이 감추어져 있다가 용케도 때가 되면 그 나쁜 못된 본성이 드러남을 너무나도 자주 보게 됨은 필자만의 느낌만은 아닐 것이다. 요즘 미국사회에서의 주요 쟁점 둘은 여성의 낙태권과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대량살상무기 사용으로 인한 무고한 인명 피해방지를 위한 총기규제가 아닐까 한다.
전에 총기규제에 관한 필자의 의견은 개진한 바 있기에 나중에 다시 한 번 정리하여 피력하기로 하고 이번엔 여성의 낙태권을 부인하는 다수의 소위 보수 우파 대법원 구성원들의 성향을 좀 분석해보고자 한다.
불행하게도 약삭빠른 이들은 실력(?)인지, 집념인지, 행운인지 하여튼 용케도 출세가도를 거침없이 잘 달리는 것 같다. 이들이 범부(凡夫)로 살아간다면야 어쩔 수 없겠으나 문제는 사회지도층에 진입할 때 걷잡을 수 없는 사회적 패악을 불러오며 또한 사회적 불안을 조성한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올챙이적 생각을 의도적으로 부인하려 하며 막무가내 식으로 자신만이 세상에서 제일인 양 행세한다. 한마디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식”으로 경박하기 그지없다.
그렇기에 사회운동가들은 이러한 위험분자들을 여과시키는 정화작용 역할을 좀 더 적극적이고도 엄하게 할 의무가 있다고 하겠다. 불행하게도 대세를 쥐고 있는 정치인들, 상원의 역할이 제 기능 능력도 의지도 없기에 애초 기대도 않는다.
대법원 판사들이란 누구인가? 최고 일류 법과대학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고 대법원 판사 밑에서 인턴 수련을 받고 유력 정치인들의 천거로 상원 청문회와 임명동의 가결 후 대통령 임명으로 그 자리까지 오지 않았는가. 실력(?)으로만 따진다면 그들을 따라잡을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그러나 한 인간의 운명을 가름하는 판결이 법조문을 다분히 정치적이고도 근시안적인 법리 적용만으로 된다고 생각한다면 너무도 큰 오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임명권자의 정치적 입장 여하에 구애되는 정치적 편향성은 대법원 판사 자질에선 절대로 있어서는 아니 되는 금과옥조(金科玉條)라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오늘날 대법원에서, 대법원 판결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최소화되지 않을까?
편협한 사고방식 또한 금물이겠다. 세상을 좀 더 넓게, 깊게 볼 줄 아는 혜안이 있어야 되지 않을 까? 한 사건, 한 판결이 처음이며 마지막 판결인 양 경건하게 최선을 다 하는 태도로 임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정치인들이야 그들의 정치성향 이념에 따라 행동한다지만 적어도 어디 대법원 판사들이야 정치적 이념이 앞서서야 되겠는가. 정치인들과 다른 면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국민적, 사회적 존경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