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다
2022-06-28 (화)
이근혁 / 패사디나, MD
잠에서 깨보니 꿈이고 지나고 보니 뒷발자국도 꿈이었다. 앞으로 올 일도 꿈이고 지나가는 모든 게 꿈이다.
깨어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지나가는 것을 잡을 수 없고 지금뿐이기 때문에 순간을 잘 지켜야 한다고 하는 거다. 순간만이 현실이고 그것만이 나이기 때문이다.
지난 건 꿈이다. 어느 누구도 되돌릴 수가 없다. 기쁨도 슬픔도 같은 것이나 기쁨으로 순간을 보낼 때 다가오는 미래의 꿈이 밝고 생각을 올곧게 세월을 보낸 사람은 다음으로 넘어가는 꿈이 아름다워진다.
아닌 듯 살아가도 지나고 나면 헛것인 걸 헛것을 진짜처럼 살아가면서 고통 속에 괴로워하고 기뻐서 날뛰기도 하고 움켜잡은 거는 안 놓으려 하면서 괜히 바삐 산다.
좋은 꿈꾼 날에 사실인 듯이 살아도 꿈이었고 눈뜨고 지나온 세월에 진짜처럼 살아간다. 그러고 보니 지금도 꿈이 지나간다.
과거가 그러듯이 지금도 번개처럼 지나가는 꿈. 부릅뜨고 지켜봐야 순식간의 꿈으로 사라진다. 미래도 꿈으로 오겠지. 지난 일이 그렇듯 앞으로 올 일이 아무 것도 아니다.
생명체가 하루만 살다가는 게 있고 수만 년을 살다가 가는 동물이 있고 우리는 길어야 100년 짜리다. 이곳 꿈이 지나갈 때 섭섭함이 새로운 길로 나에게 큰 기쁨을 줄지 알겠나. 꿈은 모르게 생기고 모르고 지나가며 모르는 길에 가기 때문에 온갖 말에 귀를 기울이며 그중 근사한 답을 찾아 쫓아 살아간다.
많은 것을 가진 것이나 남보다 우월하고 아름답게 태어나서 부러움 속에 살아가는 듯 하나 부러움은 내가 만든 것이다. 가진 사람은 남이 안 가진 것을 더 가진 만큼 고통이 오고 잘난 듯이 살며 가는 사람은 못난 것이 나타나서 공평하게 이끌림을 당하는 것이 우주의 원리며 종교의 알림이다. 꿈에서 욕심은 쓸데없는데 나를 바보로 만들어 살면서 자신을 볶으며 살아간다.
세상의 이론은 마음에 달렸고 종교에서 가르침의 요점이다. 버리고 버리며 없이 살아가는 게 정답 같은데 정답은 성직자 같은 일부만이 쓰고 나머지는 알면서 못 하고 답을 제대로 쓰지 못하며 살아간다.
욕심이 저속하게 만든다. 아무것 없이 맨손으로 왔으니 맨손으로 가라고 하는데 나누지 못하는 욕심에 나를 병들고 망가뜨린다. 모든 게 부질없는 꿈을 알면서. 나의 삶은 하늘에 만들어지고 그의 공간에 영원히 있는 것. 사랑도 하고 미움도 받고. 살아가는 꿈은 괴로우나 아름답다. 사랑이 함께 하는 꿈길에 괴로움도 함께 한다. 그것도 꿈으로 승화되어 아름다워지는 것. 바르게 살아 기쁨이 가득 찬 사랑으로 익을 때 아름다운 꿈이 만들어진다.
<이근혁 / 패사디나,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