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게 상팔자!
2022-06-21 (화)
문성길
예전에 흔히 듣던 어른들의 말씀 중 하나는 ‘무자식이 상팔자’가 아닐까 한다. 허나 요즈음은 그저 ‘없는 게 상팔자!’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뭣이라고!
카톡이나 이메일이 매일 오는 세상인데 자신의 의견도 아닌 남의 말(물론 좋은, 너무 좋은 말씀들이나 기억하기도 힘들 만큼의 문자폭탄 분량이니 문젯거리)을 무작정 다른 이들에게 보내는 선행(?) 때문에 받는 상대방들은 감사하기보다는 때론 곤욕을 치른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카톡이나 이메일을 쓰지 않는 세상이 오히려 마음 편하지 않을까?
각설하고, 근자 교황님께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은 나토(NATO) 때문이라고 꼭 집어 말씀하셨다는 보도를 보았다. 너무도 정확한 진단이시다.
없는 게 상팔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에는 미안한 말씀이나 그 나라의 지도자로는 선출되어서는 아니 될 분임이 점점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자신의 나라 국민들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벌집 쑤셔 놓은 듯 하고 있지 아닌가 말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피해는 더 말해 무엇 하랴, 자신의 야망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국민들을, 세상을 온통 난리 나게 하느냐 이 말씀이다.
원리는 복잡한 것 같으나 의외로 단순하다. 민주 진영과 공산 세계 양대 진영의 냉전시대 산물로 소련의 팽창을 우려한 미국 주도의 NATO가 1949년 설립된 이후 이 기구의 팽창 확대론자들과 현상 유지 내지 축소론자들 사이에 이론이 분분해왔다. 또한 중요 참가국들의 의견도 갈렸던 건 사실이다. 영국은 늘 미국편에, 불란서는 동맹이지만 경쟁국가, 독일은 패전국의 후유증으로 애매한 중립내지 친 소련 경향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클린턴 미 대통령도 팽창정책의 부작용을 언급했었지만 당시 국무장관이던 워렌 크리스토퍼의 1994년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을 보면, “NATO의 팽창, 확대는 동진정책으로 이어지며 Neo-Imperialist Russia(신 제국주의 러시아- 당시는 옐친, 현재는 푸틴)에게 명분을 주며 서방에 심대한 위협 가능성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오늘날 그의 탁월한 식견이 착착 입증되어 가고 있다. 2008년에 그루지아(Georgia), 2014년 크리미아(Crimea),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상에서 현실로 돼 있지 않은가 말이다.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 다수는 미국의 영향력 강화와 유지의 일환으로 끊임없이 NATO의 확대정책을 써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사태가 악화된데도 영향을 미쳤다. 물론 친 러시아 경향 동부지역과 친서방 지역인 중서부의 국내 분란이 늘 있었던 건 사실이나, 어느 나라건 꼭 전체가 일치된 적이 있는가. 지도자들의 정치력, 포용력, 화평정책, 다시 말해 진정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니다.
나라나 지도자들은 그렇다 하더라도‘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옛말이 있듯이 국민들은 어떠한가 말이다. 공포에 질린 어린아이들, 약하디 약한 부녀자들, 너무도 아깝게 한번뿐인 인생을 아무 의미도 없는 전쟁에서 송두리째 뽑혀 버린 젊은이들과 정신적 피해, 막대한 문화와 재정적 피해는 무슨 방법으로 보상될 수 있을까.
한마디로 무지막지한 이들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이 현실의 참담함이 언제나 종료될 것인가. 가뜩이나 물가고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점에 전쟁으로 인해 세계인들이 고통 받고 있는 차제에 교황님의 현 세계 사태 진단은 적절하시고 처방까지 부탁의 말씀 올린다. 가진 것 없는 게 상팔자인가.
...
<문성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