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5월을 가정의 달로 알고 있지만, 사실 매월을 가정의 달로 여겨야 할만큼 가정은 소중합니다. 두 사람이 사랑하여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결혼하는 청년들이 가정을 시작합니다. 꿈과 비전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부가, 가정이 끝까지 가지를 못합니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격언처럼 결혼하기도, 시작도 쉽지 않습니다. 점점 결혼하는 나이가 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말 시작하기만 해도 축복할 일입니다. 그런데 끝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모든 일에 유종의 미를 거두기가 어렵지만, 정말 가정을 세우기 시작했다면 끝을 잘 맺어야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지혜와 인내입니다.
1952년 6.25 전쟁이 끝날 무렵 유명한 박목월 시인이 중년이 되었을 때에 그의 제자 여대생과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리고 빈손으로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얼마동안 시간이 흐른 후 시인의 아내는 그가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을 찾아 나섰습니다.
부인은 남편과 함께 있는 여인을 만난 후 어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두 사람에게 힘들지 않느냐 하면서 돈 봉투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라며 두 사람에게 겨울 옷을 사주고 부인은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시인과 여인은 그 모습에 감동을 받고 가슴이 아파서 불륜의 사랑을 끝내기로 하고, 시인이 서울로 떠나기 전날 밤에 시를 지어 그 여인에게 이별의 선물로 주었다고 합니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 ~ 아 ~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하는 유명한 노래의 시라고 합니다. 시인이 먼저 결단을 내리고 여인과 헤어지기로 했기에 그 여인도 동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시인의 아내의 지혜입니다. 두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전혀 뜻밖의 부인의 태도에 두 사람이 감동을 받은 것입니다. 또한 그 아내의 인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어느 아내가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요. 당장 헤어지고 이혼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아내는 아마도 시작한 결혼, 가정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서 참았을 것입니다. 또한 아내의 행동에 감동을 받고 마음을 돌이킨 시인도 처음 결혼할 때를 생각했겠지요. 초심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6월에는 아버지의 날이 있습니다. 가정을 끝까지 지키고 세워가는 데에는 어머니들보다 어쩌면 아버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남편은 아내보다 더 사랑하고 인내해야 합니다. 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가정의 지도자로, 머리로 하나님께서 남편을 허락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더 사랑하듯이, 남편은 아내를 더 사랑해야 합니다. 그렇게 사랑하면서 남편의 권위를 내세워야 합니다. 그렇게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권위를 내세우면 아내에게, 자녀들에게 무시를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존경과 사랑을 받기 어렵습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이겠으나, 특히 하나님께서 인간사회를 위해 최초로 세우신,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가정은 더욱 끝까지 견고히 붙들고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현재 103세이신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어떻게 이리 오래동안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잘 살아오셨느냐?”는 질문에‘ “살아오면서 힘든 일도 있었지만 가족이 있어 행복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이 있으면 행복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피를 받아 한 몸을 이룬, 하나님의 가족이 된 형제 자매들을 향한 지혜와 인내로 서로 행복하였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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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일 / 목사(가든교회,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