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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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을 기리며

2022-06-02 (목)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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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매년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이 메모리얼 데이라서 올해는 지난 30일, 조국 대한민국은 6월 6일이 각기 현충일이다.
국가를 위해 초개같이 자신의 생명을 바치신 호국영령님들께 최소한의 존경의 예는 무엇일까 생각 끝에 국기 게양이 아닌가 싶었다.
해서 어제 홈 디포에 가 한참 우왕좌왕하다 겨우 국기 게양 받침목을 사왔으나 구멍이 맞질 않았다. 부득이 오래된 것이나 예전에 쓰던 것을 오늘 아침에야 난간에 고정시켜 양국의 국기를 게양하니 도리를 조금이나마 한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태극기 부대도 촛불부대도 아니고 어디까지 중립적이라 함이 적절할 것 같으나 게양침목이 하나밖에 없어 두 국기를 함께 걸어 게양하니 좀 실례는 아닌 건지 모르겠다. 허나 진정성만은 이해해 달라고 하고 싶다.

특히 우리들의 경우, 조국의 독립운동에 헌신하시다 희생되신 애국지사님들, 조국방위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학도병들을 포함, 국군장병 여러분들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지도자연 하고, 하고자 하는 사람들 중 위법이 아니라고 이현령 비현령(耳峴玲 鼻峴玲)식으로 강변하나 갖은 이유로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고서도 군 통수권자 연하는, 사회지도자연 하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할 뿐이다.

그 옛날 군역을 금전으로 가난한 이들로 대치하였던 역사적 사실이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나, 사소한 병명을 침소붕대, 왜곡하여 법망을 미꾸라지들처럼 빠져나갔음을 오히려 자랑하는 듯한 경향이 있어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음은 필자만의 심정은 아닐 줄로 생각된다.
오직 법을 안다는 부류들, 쇠동전깨나 있는 축들, 또 무슨 무슨 권력에 있거나 근처에 있는 사람이 아마도 이런 짓들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6.25사변 그 해인 1950년 미 육사 졸업생 신임 소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장군들의 자제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들 중 상당수가 희생이 되었고, 어느 장군의 자제는 최전선 수색대에 근무지원 요청을 했으나 부친이 군의 최고위직에 있어 혹시 포로가 될 경우 아군에게 불리할 것을 예측한 직속상관이 그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너무도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대개들 아는 이야기이나 부연해서 노블레스 오블리쥬(noblesse oblige)라는 사회적 혜택(부, 권력, 명성 등)을 받은 이들은 또한 마땅히 사회적 의무와 책임이 수반되어야 진정한 사회 지도자라 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허나 우리들의 현주소는 어떠한지?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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