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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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기복, 장기의 불균형이 원인

2022-05-04 (수)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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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윤 한방칼럼

“최근 몇 년간 생리가 시작할 때쯤 되면 어김없이 짜증이 늘면서 남편의 행동 하나 하나가 꼴불견처럼 보인다.”, “폐경이 다가오면서 생리주기가 조금씩 불규칙 적으로 바뀌나 싶더니, 요즘은 하루 하루가 너무 우울하고 주변 사람들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너무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별 다른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오르다가, 점심 때쯤 되어야 그나마 기분이 나아진다.”, “아이가 태어난 후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시작된 만성적인 무기력증과 불안증이 이젠 회사업무에도 지장을 주기 시작했다.”

일상에서 임상을 하다 보면 위와 같은 이야기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 환자분의 입을 통해 듣는데, 이 중에는 이미 길게는 몇 년씩 상담 치료나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고 있는 분들도 부지기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한의사로서 이들에게 해주는 첫 번째 조언은, 나쁜 감정의 단초가 되는 나쁜 생각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맞지만, 심각한 감정의 기복은 머리가 아닌 몸의 컨디션에 더 큰 영향을 받으니 우선 전반적인 몸의 상태부터 점검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몸의 상태이상(한의학적 표현으로는 장기 불균형)을 하나씩 해소해 나가면, 비교적 빠른 시간에 부정적인 감정의 발현 빈도와 정도가 확연하게 줄어드는 것을 임상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몸 안의 신체적인 불균형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감정적 불안함의 근본 원인
이는 한의학이 전통적으로 사람의 감정은 머리가(뇌) 아닌 장기(오장육부)에서 처리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치료법이다. 그래서 현대의학에서는 우울증이나 불안증 같은 감정조절 이상이나 정신이상 같은 질병의 치료를 위해 상담을 하고 뇌의 기능을 조절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과는 달리, 한의학에서는 한의학에서는 마음의 문제를 고치기 위해 몸 안의 장기 불균형을 함께 해소하는 것을 치료의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그래서 한의원에서는 우울증 환자에게 우울감을 담당하는 주장기인 폐를 강화시키기 위한 달리기를 권하고,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이에게는 분노를 담당하는 주장기인 간을 쉬게 하기위해 육식과 음주를 금하는 식의 생활습관 지도를 한다. 좀 더 빠른 치료를 위해 한약이나 침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경우에도 침과 한약이 타겟으로 하는 치료의 대상은 뇌가 아니라 폐, 간, 신장 같은 장기가 된다.

건강한 감정 작용은 건강한 정신보다 건강한 육체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그러니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마음을 수련하고 생각하는 관점을 바꾸려는 교육보다, 차라리 잠을 충분히 자고, 육식이나 주류같이 간에 부담을 주는 음식을 피하고,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방식이(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 또한 간이 평상시 해야 할 일 업무중의 하나이다)이 지금 내 안에 가득차서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이 ‘분노’를 처리하는데 훨씬 효율적이라고 한다.

그러니 지금 우울감, 짜증, 분노, 두려움 같은 감정의 과잉, 조절장애로 고생을 하고 있다면, 지금 내게 필요한 육체적인 휴식을 취해보자. 문의 (703)942-8858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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