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팔로스 버디스 챔피언십 1타 차 준우승
▶ 핀포인트 아이언·이글 등 맹활약 4R 공동 12위서 2위로 ‘쑥’, 지난 대회와 달리 안정감, 다음주 파운더스컵 3연패 기대감
고진영이 LPGA투어 팔로스 버디스 챔피언십에서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로이터]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고진영(27)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지난 대회에서 ‘더블파’ 수모를 겪는 등 삐끗했던 고진영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단독 2위에 오르며 세계 랭킹 1위다운 ‘회복탄력성’을 뽐냈다. 다음 대회는 우승이 익숙한 파운더스컵. 완연한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대회 3연패 도전에 나선다.
고진영은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스 버디스GC(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팔로스 버디스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작성했다. 10언더파 우승자 머리나 앨릭스(미국)에 1타 모자란 단독 2위다. 공동 선두로 끝냈지만 뒤 조의 앨릭스가 16번 홀(파5)에서 1타를 줄이고 남은 홀들을 파로 막으면서 연장 가능성이 사라졌다.
고진영은 그러나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2위로 4라운드를 출발해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치는 뒷심을 발휘했다. 7번 홀(파5) 이글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였고 12번 홀(파4)에서는 그린 경사를 이용하는 절묘한 아이언 샷으로 1m 안쪽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까지 올라갔다. 이후 13번 홀(파3)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한 뒤 중거리 버디 퍼트들이 조금씩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16번 홀 2온으로 1타를 줄이고는 18번 홀(파4)에서 파 퍼트를 놓치지 않고 잘 마무리했다.
고진영은 지난달 25일 끝난 LA 오픈에서 공동 21위를 했다. 3라운드에 공동 선두를 달리다 17번 홀(파4) 쿼드러플 보기로 한꺼번에 4타를 잃어 3위로 떨어졌다. 4라운드 때는 1.5m 거리에서 4퍼트로 더블 보기를 범했다. 잇따른 불운과 실수에 후유증이 오래갈 법도 했지만 고진영은 바로 다음 대회 첫날부터 선두권에 오른 끝에 준우승 상금 13만 9217달러(약 1억 7600만 원)를 챙겼다.
경기 후 고진영은 “지난 사흘에 비해 스윙이 정말 좋아졌다. 잘 안되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게 오늘 잘됐다”며 “지난주에 좀 안 풀려서 약간 실망했는데 파운더스컵을 앞두고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아 기쁘다. 자신감을 되찾았고 다음 대회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나흘간 페어웨이 안착률 91%, 그린 적중률 73.6%의 안정감이 돋보였다.
3타 차 열세를 뒤집고 LPGA 투어 통산 2승째를 올린 앨릭스는 상금 22만 5000달러(약 2억 8400만 원)를 받았다. 3라운드 공동 3위였던 박인비(34)는 1타를 잃어 4언더파 공동 16위로 마감했다.
한 주 휴식 뒤 이어질 다음 대회는 12일부터 나흘간 뉴저지주 클리프턴에서 열리는 파운더스컵이다. 고진영은 2019년과 2021년 이 대회 우승자(2020년 대회는 코로나19로 취소)다. 2019년에는 제시카·넬리 코르다(미국) 자매 등을 1타 차로 따돌렸고 지난해는 카롤리네 마손(독일)을 4타 차로 제쳤다.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로 LPGA 투어 역대 최다 타이기록을 세운 것도 2021년 이 대회다. 다만 올해 대회 코스인 어퍼 몽클레어CC는 낯선 곳이다. 2019년 대회는 애리조나주 와일드 파이어GC, 지난해 대회는 뉴저지주 마운틴 리지CC에서 열렸다.
<
양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