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 여성이 손이 저리다는 이유로 필자를 찾아 왔다. 여성은 양손 모두에서 첫째와 둘째 손가락 부위로 저리고 자주 마비가 오는 듯한 느낌을 말하였다. 환자는 오른손 잡이였는데,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여성은 보통 하루 중 7-8시간 정도 일을 한다고 하였다. 환자는 또한 손가락의 통증도 호소하였는데 이는 몇 달 전부터 서서히 시작되었다.
특이할 사항으로 환자의 증상은 주로 밤에 시작되어서 자다가 손이 저려서 깨어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한다. 환자는 보통 손목을 주무르거나 털게 되면 통증이 덜해졌고, 최근 몇 주 전부터는 저린 증상이 밤낮으로 생기기 시작하면서 손을 사용하거나 물건을 들 때 심해졌다고 하였다.
요즘엔 또한 손의 힘이 많이 떨어져서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손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어졌다.
필자의 진찰시 환자는 양손의 쥐는 힘과 손가락의 근력이 떨어져 있었으며 손가락의 감각도 감소되어 있었다.
특히 환자의 양쪽 손목을 꺾은 채로 손등을 마주 대고 약 1분 정도 유지했을 때 저린 증상이 유발되었고, 손목을 진찰 해머로 두드렸을 때도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손바닥에 생기기도 하였다. 환자는 신경전도검사를 시행받았고, 그 결과 환자의 손목 부위를 지나는 정중신경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진단명은 ‘수근관 증후군’이었다.
수근관 증후군이란, 손목에서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수근관이라는 터널 부위에서 신경이 눌리게 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통계상 인구 2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보통은 비효율적인 손목의 자세, 대부분의 경우 손목이 앞으로 꺾이는 자세를 많이 취하는 경우나 손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직업에 종사라는 사람에게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 의하자면 이러한 물리적인 요인 외에도 손목을 지나는 힘줄의 염증이나 부종, 손목 손상, 임신이나 폐경과 같은 호르몬의 변화,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이상, 스테로이드 복용, 퇴행성 또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수근관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본 환자의 경우 정중 신경의 손상이 심하지 않았으므로, 비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치료 후 상태가 완치될 수 있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직장에서나 일상에서 병의 원인이 될 만한 손의 잘못된 사용을 바로 잡아줌으로써, 효과적으로 수근관 증후군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었다.
문의 (571) 620-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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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국 /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