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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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만의 기술, 권투선수와 같다

2022-04-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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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경호 The Schneider Team

조금만 깎아 주면 좋을텐데…. 아니 조금만 더 받으면 소원이 없겠는데. 항상 매도자와 구매자의 바람을 좁혀가는 일을 하다 보니 오늘도 전화로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을 하는 것이 내 손님의 주택을 구입하는 시작이다.
상대방 에이전트의 어휘, 발음, 목소리의 높낮이 등으로 모은 데이터와 함께 숨소리까지도 파악해서 상대방의 의중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보려 노력한다.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팀 회의까지 거쳐 계약서를 작성해 본다. 수도 없이 계약서를 써봤지만 손님의 결정과 함께 계약서를 한칸 한칸 채워나가다 보면 손님보다도 에이전트의 마음이 더욱 두근거린다.

상대방 에이전트도 마찬가지로 나를 분석했으리라 판단된다. 계약서를 써내려가는 중에도 권투에서 잽을 날리는 것처럼 간단한 통화가 이어진다. 작은 조건들이나 그럴법한 질문도 몇 번 던져보며 다시 상대방 에이전트를 스캔해 본다. 그렇게 간단한 대화 속에서도 강력한 한방의 카운터펀치를 준비하는 권투선수처럼 그 허점을 찾아보려 에이전트들의 두뇌는 열을 내며 돌아간다.
작은 펀치를 수도 없이 얻어맞아도 결국 강력한 카운터펀치 한방에 그 게임의 승부가 달라질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권투에서 라운드가 많아지듯 서로의 펀치가 허점을 찾아 내지 못하면 시간은 계속 지나간다.
마음이야 한시간만에 서로 강펀치를 주고받다가 KO승을 얻어 내면 좋겠지만 서로 주먹 쥐고 링 안에 들어온 이상 멋진 승부수는 봐야 하지 않겠는가? 링의 코너에는 선수의 코치가 그러하듯 아마도 각 팀의 에이전트들이 응원을 하고 있고 경험 좀 있다는 사부도 한수 가르침을 건네 본다. 권투 선수처럼 결국 서로의 힘겨루기는 끝나고 눈가에는 멍이 들고 입술도 터지고 코피도 흘러내린다. 아마도 에이전트의 속마음도 이렇지 않을까 싶다.
결국 한 쪽의 만족으로 승부가 나겠지만 부동산 에이전트 간의 경기가 권투와 다른 점은 트로피가 쌍방 모두에게 쥐어 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가질 것을 갖고 별거 아닌 것을 내주면 그것이 승리의 트로피인 셈이다.
부동산 에이전트는 손님을 위해 뛰는 권투 선수이다. 같은 편인 셈이다. 링 안에 부동산을 보내면 뒤에서 응원을 하게 된다. 링에 오르기 전에 손님과 충분한 대화와 목적을 잘 파악해야한다. 물론 손님도 선수에게 상황을 잘 전달해야 한다. 같은 편의 목적이 달라지면 그 게임은 그냥 무승부가 되거나 서로 피만 나는 볼 거 없는 경기가 될 수 있으며 어느 한쪽에도 트로피는 없다.

모든 협상은 주고받는 것에서 시작되며 그 정도와 양, 크기에 따라 결과도 달라진다. 권투로 말하자면 왼손이 약하면 오른손으로 한 번에 날릴 생각을 해야 하고, 키가 크면 고개를 숙이고 키가 작으면 점프할 생각도 해야 한다. 집 구입 시에는 가격, 다운 페이먼트, 융자종류, 기간, 여러 가지 조건부 계약 등 내 손님의 강펀치가 무엇인지 잘 파악해서 링에 올라야 한다.
승부수를 따지는 경기에는 항상 마무리가 중요하다.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손님의 바람을 잘 수렴해서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로 우리 부동산 모두는 웃음으로 답변하게 된다.
“정확하게 원칙을 지켜가며 투명한 거래만을 중시하는 슈나이더 팀은 오늘도 링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의 (703)928-5990, (703)2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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