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성 두통이란 뇌출혈이나 뇌종양과 같은 이차적인 원인 없이 생기는 두통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이 널리 알려져 있다.
통계에 의하면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은 대부분 누구나 일생에 한 두 차례 평균적으로 경험한다고 한다. 긴장성 두통이라고 하면 머리에 꽉조이는 머리띠나 밴드를 두른 듯한 통증을 증상으로 하는 두통으로, 말 그대로 머리 주위 근육의 긴장 및 근육의 수축으로 나타나는 두통이다. 보통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다른 여러 원인들에 의해 유발되는 두통으로 그 치료 또한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와 달리 편두통은 머리 속, 정확히는 뇌를 구성하는 특정 부위의 신경세포의 문제로 야기되는 매우 복잡한 형태의 두통 증후군이다. 과거에는 편두통을 머리 주의 혈관의 과도한 이완과 수축으로 야기된다고 하여 “혈관성 두통”라는 이름으로도 불렀었던 적이 있다. 지금은 이러한 개념에서 벗어나 편두통은 뇌 자체의 질병, 즉 뇌질환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질병이 어떻게 생기는가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질병의 개념이 바뀐 하나의 예라 할 수 있다.

또다른 개념의 일차성 두통으로 이름하여 ‘지속성 반두통’과 ‘SUNCT’라고도 불리는 ‘결막 충혈과 눈물을 동반한 단기 지속성 신경통형 두통 발작’이라는 긴 이름의 두통 증후군이 있다. 이 새로운 이름의 두통은 뇌의 깊숙한 곳의 중요한 구조물의 하나인 뇌간에서부터 발생한다고 이해되고 있다.
뇌간은 중뇌, 교, 그리고 연수의 세 부위로 구성되어 있다. 뇌간의 뒷 부분에는 운동 및 평형감각의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뇌가 위치하고 있고, 아래로는 뇌로부터 나오는 척수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수가 이어지고 있다. 위로는 대뇌, 뒤로는 소뇌, 아래로는 척수와 연결 되어진 뇌간이라는 구조물에는 여러 쌍의 뇌신경이 나오는데 가운데 가장 큰 신경 중 하나가 바로 삼차신경이다.

이 삼차신경의 신경 다발에 포함되어 있는 자율신경의 이상에 의해 매우 독특한 증상들이 두통과 함께 나타난다는 점이 최근의 연구들을 통해 밝혀지게 되었다.
최근 국제 두통 학회에선 위에 열거한 특이한 이름의 두통 증후군을 통틀어 ‘삼차신경 자율신경성 두통’라고 명명하기도 하였다. ‘지속성 반두통’이나, ‘SUNCT’는 이 범주에 속하는 대표적인 두통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 편두통을 위시하여 일반적인 진통제로 다스리기 쉽지 않은 두통의 대부분은 다름아닌 새로운 개념의 ‘뇌질환’이라는 셈이다.

‘삼차신경 자율신경성 두통(TACs)’과 같은 질병 및 이와 유사한 두통 증후군은 특징적으로 치료에 매우 반응을 잘하여, 치료의 시작과 더불어 극적으로 호전되므로,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한 두통들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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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국 /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