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보면서 살고, 들으며 살며, 마시고 살고, 느끼며 살고, 숨쉬며 살고,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산다. 그러기에 하루 중에 눈을 뜨고 있는 동안은 몸의 모든 오감이 총동원하며 사는 것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중에 아름다운 꽃도, 빛깔로 자태로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고, 보고 있는 순간에 자연의 신비를 체험하고 살게 마련이다.
그런데 더러는 잘못보고 생각한 데서 어처구니 없는 일로 ‘왠 세상에 이럴 수가.’ 혀를 차는 탄식의 예가 있으니 어쩌랴! 말은 씨가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보고, 듣고, 생각하고 그리고 말하고 다음에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연결해 보면 함부로 말한 것이 분명한데도 나오는 대로 생각없이 하는 말로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허다함을 알면서도 조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잘 생각하지 않고 하는 말은 겨누지 않고 총을 쏘는 것과 같다’고 옛사람이 말했다.
흔히들 ‘나중에 보자는 사람 무섭지 않다’는 속담이 있지만 신중히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날뛰는 사람들 때문에 기분을 상하게 하고 일을 그르치는 예는 얼마나 있나. 우리가 무심히 습관처럼 하는 말 중에 앞뒤를 살피지 않고 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생각없이 하는 다음과 같은 말은 없는지 살펴보면 어떨까! ‘하고 보자 ' ‘타고 보자’ ‘먹고 보자’ ‘입고 보자' ‘두고 보자’ ‘자고 보자’ ‘가고 보자’ ‘쉬고 보자’ ‘놀고 보자’ ‘앉고 보자’ ‘뜨고 보자’ 한술 더 떠서 ‘지나고 보자' ‘떠벌이고 보자’ ‘저질러놓고 보자’ 갈데까지 가보자’ ‘어떻게 하나 보자' 등 생각하고 하는 말인지 그냥한 나오는 대로 하는 말인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는 말이다.
우리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면 말을 먼저 앞세우는 사람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는 사람인데 그 실례가 마라톤 선수가 아닌가 한다. 출발 신호와 함께 결승점까지 묵묵히 이제껏 훈련으로 다져온 기량을 가지고 꼴인점을 향하여 힘차게 단련된 호흡과 기량으로 고된 사투를 벌이는 경기를 일컬어 올림픽의 꽃이라고 부르지 않던가.
더욱이나 마지막 코스를 남겨놓고 있는 힘을 다해 기록을 세우는 장면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어떤 일은 때에 따라 동기부여를 위해 흥미유발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철저한 각본과 사전에 준비가 있는 것이고, 즉흥적이나 아무런 생각없이 되어 지는 일은 중도에 그만 두거나 흐지부지되는 일이 태반이 아닌가.
세계 역사상 가장 짧은 전쟁의 승리를 거둔 중동의 6일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 유명하다. “우리 군대에서는 ‘앞으로 가! 는 없다. 다만 나를 따르라!’가 있을 뿐이다" 스스로 죽을 각오로 앞서 실천하며 군인을 이끄는 자신감이 있는 지도자를 말한 것이다.
계획과 준비 그리고 자신감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지도력을 말한 것이 아니랴!. 그래서 사물을 보더라도 ‘제대로 보자 ' ‘자세히 보자' ‘정신차려 보자’ ‘끝까지 보자' ‘생각하고 보자 '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폴레옹 사관학교 시절의 일화라고 전하는 이야기 중에 교관이 질문을 했단다. ‘만약에 같은 병력으로, 같은 무기로, 같은 환경과 조건으로 싸움이나 또는 전쟁을 한다고 가정을 했을 때 어떻게 하여야 이기겠는가?’ 손을 든 나폴레옹이 말하기를 ‘최후의 5분까지 최선을 다하는것이 이기는 것입니다’라고 했다는 대답은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의 ‘명답’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이 전한다.
간혹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들 딸 혹은 손자들이 만든 그림이나 공작 솜씨를 신기한 듯 만지거나 바라보며 ‘어디 보자' 하면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제딴에는 열심히 만든 것을 자랑하는 것을 보면서‘ 잘 했네! 제법이네! 네가 한것 맞아? 보통 솜씨가 아닌데!’ 하고 칭찬과 격려에 찬 모습을 상상해 본다.
또는 자녀에게 새로 사온 옷을 입혀 볼 때, 제복을 입은 어엿한 모습을 볼 때, 오랜 객지생활에서 목표를 달성해서 기쁜 상면을 할 때, 더불어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처럼 용기를 주고, 잘 하도록 밀어 주고, 관심을 가져주며, 진심으로 축하하고, 내 기쁨으로 여기는 세상은 우리가 기대하는 아름다운 천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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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명 / 매나세스,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