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들고 달려온 격동의 40년 한인섭 전 VOA 국장의 취재파일⑯
# 김영남 부총리 겸 외교부장 단독회견 (1991년 10월 3일 방송)
1991년 9월 18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이 각기 별개의 의석을 가진 회원국으로 유엔에 가입했을 때 이를 지켜보기 위해 북한에서 김영남 부총리 겸 외교부장이 뉴욕을 방문했다.
필자는 그가 묶고 있던 뉴욕 시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김영남 (金永南) 부총리는 그 자신 미국의 소리 애청자라고 밝히며 필자의 이름과 음성을 방송에서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의 요지를 소개한다.
# 남북한 유엔 가입이 앞으로 한반도의 통일과 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십니까?
“ 대체로 조선의 통일문제는 조선민족 내부 문제이고 어디까지나 북과 남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성사시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엔가입과는 별개의 문제라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닌데 그것은 유엔과 조선간에는 비정상적인 관계가 있는 것이고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남조선에 유엔군이 주둔하고 있고 유엔군사령부가 있고 우리와 유엔군 사이에 정전협정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조선반도는 정전상태이고 따라서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반지부리 상태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엔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이런 유엔과 우리와의 사이에 비정상적인 문제들을 하루 속히 해결해야 할 이런 것이 당면과제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조선의 자주평화통일을 앞당기는데 있어 자기의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라 보아 집니다.”
# 지난 2, 3년사이 세계 공산주의 진영에 큰 변혁이 있었습니다. 동유럽에 이어 소련에서도 공산주의가 붕괴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북조선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아주 흥미 있는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소련과 동구라파에서 사회주의가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은 사회주의 그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를 이룩해 나가기 위한 정책을 잘못 실시했고 또 대중과 인민에 의거해서 자기 식의 사회주의를 건설해 나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우여곡절을 겪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사회주의는 처음부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우리 인민들의 염원과 기호에 맞는 그런 조선 식의 사회주의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금 국제정세가 이렇게 복잡다단하고 소련과 동구라파에서 사회주의가 우여곡절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어떤 영향도 받음이 없이 끄떡 하지 않고 자기 식의 사회주의를 훌륭히 건설해 나갈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수령, 당, 대중이 일심 단결되어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 식의 사회주의를 건설해 나가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지금 적지 않은 나라 출판 보도계의 여론과 기사들을 보게 되면 “지금 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붕괴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조선에서도 동구라파와 같은 정황이 조성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억측하고 있는 것들이 적지 않은데 이것은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이고 조선인민은 어떤 인민이고 조선 노동당은 어떤 당이고 조선노동당의 영도 하에 건설하고 있는 조선 식의 사회주의는 어떠한 사회주의인가 하는 것을 잘 모르고 있는 데로부터 나오는 극도에 달하는 편견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잘못된 것이라는 것은 이제 시간이 흐를수록 차차 명백해 질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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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섭 / 전 VOA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