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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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단순 명쾌’

2022-01-21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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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Circle Mountain ( 6,880’)

반듯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단순 명쾌’
반듯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단순 명쾌’

반듯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단순 명쾌’

반듯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단순 명쾌’

‘단순명쾌’라는 한마디 단어로 압축해서 표현할 수 있을 만한 산이, 바로 Angeles 국유림의 동북단에 있는 Circle Mountain 이 아닌가 싶다.

등산로 입구까지 이르는 도로의 단순성이 그렇고, 산의 정상까지 스윗치백이 거의 없이 반듯하게 이어지는 등산로의 명쾌함이 그렇다. 뿐이랴, 산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흘러내리는 산줄기가 거의 10마일에 걸쳐 거의 직선으로 뻗어나감 또한 단순하고 명쾌하다.

등산로 입구쯤에서 보이는 산의 모습도 둥근 공을 반으로 잘라 엎어 놓은 듯 둥그스럼한 모양으로 군더더기가 별로 없이 깔끔하고 단순하다.


그래서 산의 이름도 Circle Mountain 이라 했을까?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의 거리도 딱 1마일이 되는 점도 이 산의 단순명쾌한 점의 또 하나가 되겠다.

이 산의 위치를 입체적으로 잘 안내하기 위해서는 먼저 Mt. Baldy 의 지맥에 대한 설명이 있으면 도움이 되겠다.

Mt. Baldy(10064‘)는, 동서로 68마일, 남북으로 23마일에 걸쳐 럭비공처럼 길쭉하게 펼쳐져 있는 Angeles 국유림에서의 최고봉인데, 동서로는 동쪽 끝에서 10마일쯤 서쪽으로 들어와 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고, 남북으로는 거의 중간에 있는 명산으로 대략 4개의 지맥이 동서남북으로 뻗어 가고 있다.

동쪽으로는 Harwood, Thunder, Telegraph, Timber, Bighorn, Ontario, Cucamonga, Etiwanda, Buck Point, San Sevaine Lookout 등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West Baldy, San Antonio Ridge, Iron Mountain 으로, 남쪽은 Lookout Mountain, Sunset Peak 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쪽은 Dawson Peak(9575’), Pine Mountain(9648’), Wright Mountain(8505’)으로 연결되는 가장 높은 지맥이 된다.

이 가운데 Wright Mountain 은 Angeles 국유림의 동북단에서의 제1봉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 만큼 여러 개의 큰 지맥들을 두고 있다.

대략 다섯 개로 어림되는 산줄기가 이 산에서 뻗어 내리고 있는데, 남쪽으로는 North Backbone 으로 Pine Mountain에 연결되어지고, 북쪽으로는 겨울에 눈이 내리는 산속의 아름다운 도시 Wrightwood 로 연결되는 지맥이 벋어 내리며, 서북쪽으로 뻗어가는 줄기는 바로 Blue Ridge 로, 우리가 잘 아는 Mountain High 스키장이 있는 곳이다.

동남쪽 지맥은 10마일이 넘는 길이로 거의 직선인양 반듯하게 뻗어 내리는데, 전망이 아주 좋은 Gobblers Knob(6955’)이 바로 이 줄기에 있으며, 이 줄기의 서쪽에 Mt. Baldy 가 있고, 이 지맥과 Mt. Baldy의 사이에 Lytle Creek 이 있다.


마지막으로 동북쪽으로 뻗어가는 지맥은 약 3마일을 달려가서 Circle Mountain 으로 불끈 솟아 오른 후, 여기서 방향을 동남쪽으로 바꾸어 남쪽의 지맥과 평행으로 10마일을 뻗어 내리는데, 이 지맥은 Angeles 국유림의 동북단의 산줄기로, 이 줄기의 동쪽은 바로 광대한 Mojave 사막이다. 이 두 줄기 사이의 계곡이 굴곡 없이 거의 직선으로 10마일이 넘게 펼쳐진 Lone Pine Canyon 인데, 이 곳이 바로 San Andrea Fault의 특징이 아주 잘 드러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 Circle Mountain 의 산행은 왕복 2마일에 순등반고도가 800‘로 짧고도 어렵지 않으나, 그래도 등산로가 거의 스윗치백이 없이 곧게 나아가므로 그렇게 쉽지만은 않고, 나름대로 묘미가 있다.

감탄이 절로 나는 정상에서의 전망을 아쉽지 않게 잘 즐기면서 충분히 쉬려면 산행소요시간을 4~5시간으로 작정하면 좋을 것이다. 단, 나무 그늘이 없고 건조한 곳이므로 여름철에는 산행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가는 길

전장 66마일에 이르는 SR-2(Angeles Crest Highway)의 거의 동쪽 끝부분에서 들어가게 되므로 비록 LA 한인타운에서 간다고 하더라도 I-15을 이용하여 동쪽에서 접근하는 것이 운행상 더욱 안전하고 주행시간도 단축될 듯하다.

I-15을 타고 북상하다가 SR-138의 교차점에서 내려 좌회전한다. SR-138 의 서쪽으로 1.2마일을 가면 왼쪽으로 포장도로인 ‘Lone Pine Canyon Road’가 나온다. San Andrea Fault의 중심을 따라 나있는 이 길을 따라 7마일을 조금 넘게 가면 곧게 나아가던 길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게 되며, 7.7마일 지점에서 이 길의 최고점이면서, Wright Mountain에서 Circle Mountain 에 이르는 산줄기상의 Saddle 이 되는 곳에 이르게 된다. 길의 오른쪽으로 비포장도로가 있고 차량통제게이트가 있다.

오른쪽으로 300m 를 들어가면 길이 끝나면서 주차장이 되는데, 동쪽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차량통제게이트가 닫혀 있으면 길 왼쪽에 있는 주차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여기까지 LA 한인타운에서 대략 77마일의 거리이다.

등산코스

등산시작점은 주차공간이 끝나는 지점에 큰 바위들을 일렬로 쌓아 놓은 경계선을 넘어가면 동쪽으로 산줄기를 따라 반듯하게 올라가도록 나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 지점의 고도가 이미 6080‘가 되어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고도라면 수목들이 적잖이 자생하는 풍경을 보이는데 비하여, 이곳은 키 큰 나무들은 거의 볼 수가 없고, 가끔씩 그리 크지 않은 소나무들도 있기는 하나, 그 보다는 Whitethorn, Mexican Flannel Bush 등의 관목류가 듬성듬성 있을 뿐이고, 주로 잔디류와 Rabbit Brush, Yerba Santa, Apricot Mallow 등 덤불류가 주된 식물들로, 부분적으로는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주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운 민둥산 같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

사막과 인접하고 있어 햇볕이 강하고 강우량이 적은 고온 건조한 자연환경이라서 초목들이 무성하게 자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등산로를 따라 대략 30분 정도를 올라가면 앞쪽의 첫번째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올라온 쪽을 뒤돌아 보면 불과 2~3마일 거리에 숲속의 예쁘고 작은 도시 Wrightwood 의 건물들이 나무들 사이사이로 촘촘히 들어서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시 두번째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특히 지그재그 없이 반듯하게 정점을 향해 올라간다.

첫 번째 봉우리보다 훨씬 나무들이 적어지고 덤불류가 중심이 된다. 두번째 봉우리의 정점까지는 대략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는데, 오르고 나면 그 위는 넓은 평지가 되며, 같은 방향으로 약 5분정도를 더 가야 산 정상에 이르게 된다. 불에 타 앙상하게 서 있는 관목의 형해 아래에 돌무더기가 있고 그 안에 정상등록부가 있다.

사방팔방의 전망이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아름답고 다양하다. 동쪽으로는 멀리 Big Bear 지역의 Mt. San Gorgonio(11503’)와 Palm Springs 의 Mt. San Jacinto(10834’)가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Wright Mountain(8505’)과 그 지맥들 그리고 Wrightwood 가 가깝다.

북쪽으로는 유독 한 부분에만 열그루 남짓의 소나무들이 병풍인양 서있고 그 너머로 빅터밸리나 필란일 듯한 도시들이 포함된 사막의 광활한 모습이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가까이로 부터 Wright Mountain 과 그에서 흘러내리는 Gobblers Knob(6955’)을 품고 있는 지맥과 그 너머로 Pine, Harwood, Thunder, Telegraph, Cucamonga, Etiwanda 등의 높은 봉우리들과 산줄기들이 시야를 가득 채우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아쉽다고 한다면, Mt. Baldy 의 모습이 Pine Mountain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점이라고나 할까.

정상부위가 넓은 평지라서 사방의 전망을 제대로 잘 보려면, 한 바퀴 돌면서 바로 발아래 부분도 포함하여 바라보는 것이 좋겠는데, 정상부의 동쪽 끝 부근에는 제대로 잘 만들어 놓은 벤치가 놓여 있는데, Julie Hunt라는 여성을 기념한다는 표찰이 붙어있다. 아마도 이 산을 즐겨 찾던 여성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아무튼 편히 앉아서 천천히 뛰어난 전망을 잘 감상토록 한 그 지인들의 세심한 ‘살신성인’격의 그 배려가 매우 고맙다.

LA County가 이미 100여년전에 이 산을 임차하여 ‘Big Pines Playground Area’의 일부로 활용했었던 곳이라는데, 1926년에 산림청이Circle Mountain이라는 공식적인 이름을 부여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산 정상의 넓고 평평한 특성을 감안한 이름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행정구역으론 San Bernardino County에 속한 땅이다.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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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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