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자주 듣기도 하고 말하기도 하는 문구 중에 “feedback is gift” 라는 말이 있다. 처음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저게 무슨 의미인가 싶을텐데, 그야말로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나에 대한 평가를 공유해주었을 때 그 평가를 항상 선물을 받은것 같이 살갑게 생각하라는 말이다.
왜 그렇게 이 문구를 강조하는지 한번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인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상황을 어색해하고 어려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회사 사람들과 이 문구를 자주 인용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피드백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줄어든 것 같다.
사람들이 피드백을 받는걸 어색해하고 어려워하는 이유는, 자신의 말과 행동을 타인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관찰을 하고 기억을 한다는 것에 대한 묘한 거부감과, 자신이 받을 피드백 중에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겠으나 부정적인 평가도 분명 섞여 있을 것이라는 약간의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약점이나 단점을 굳이 들어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고, 특히 타인이 그것을 들춰내는 상황은 더더욱 피하고 싶을 것이다.
심지어 나는 내가 피드백을 받는 상황만큼이나, 내가 다른 동료에게 피드백을 주는 상황도 가끔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보통 피드백을 줄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성과를 가져왔는지, 어떻게 동료들과 교류하는지, 어떤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보완점에 대해 언급할 때 혹시 내가 주는 피드백으로 인해 이 사람의 고과에 안 좋은 영향이 있으면 어쩌지? 이 사람이 피드백을 받고 기분이 상하거나, 혹은 향후 함께 일할 때 껄끄러운 상황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이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니나, 지금 현재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는 일년에 두 번 이루어지는 공식 업무평가와 상관없이, 동료들이 수시로 피드백을 해당 직원 본인이나 그 매니저에게 공유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나의 매니저는 내가 중요한 발표를 할 때마다 상위 직급의 동석자에게 나의 발표가 어땠는지 항상 묻고, 거의 매번 그 평가 내용을 공유해준다.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해주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점을 권유해준다.
한국에서 일하던 내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특히 현재 회사에서 다니면서 피드백에 대한 인식이 조금 변화했는데, 그 이유는 ‘좋은’피드백의 경우 그 내용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내용의 질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여기서 좋은 피드백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좋은 피드백은 함께 지내면서 형성된 상호 신뢰와 그 사람이 지금보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 바탕을 두고, 한 두번의 실수를 지적하기 보다는 반복되는 패턴에 대한 환기와 함께 미래지향적인 조언을 ‘평가’라는 형태로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확실히 수긍하기도 수월하고, 어떻게 내가 변화해야할지 깨닫기도 쉬웠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을 때 비로서 “feedback is gift”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는 비단 직장 내에서 피드백을 받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부부, 연인, 친구 등 지극히 개인적인 관계에서 피드백을 받는 것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 그리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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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