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특별 축복
산노루처럼 외롭고 쓸쓸하게
그저 쟁기질만 일삼아왔네
이젠 동녘에 떠오르는
햇님도 볼 수 있겠지
별빛에 찔려도
그저 미소만 짓는
찐빵같은 달님도 볼 수 있겠지
오! 나의 삶을
위대한 예술로 만들고 싶어라
못다한 여행도
훌훌 털고 떠나봐야지
나이애가라 폭포의
쏟아지는 무지개빛
밤 풍광도 시에 담아봐야지
서귀포의 탱글 탱글
영글어가는
향그러운 감귤과도
못다한 얘기 아직 남았지
은퇴하면 내 인생도 꽃이 핀다
김윤환 / CUNY 교육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