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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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산세, 탁 트인 전망…힘들게 오르는 보람

2021-11-26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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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Iron Mountain #3 ( 5,040’) (2)

매끈한 산세, 탁 트인 전망…힘들게 오르는 보람

등산로를 따라 펼쳐지는 주변 산들의 경관.

매끈한 산세, 탁 트인 전망…힘들게 오르는 보람


Iron Mountain #3은 지금 우리가 찾아 가고 있는, 여기에서 바로 지척인 5,040’의 산이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3개의 Iron Mountain이 모두 금의 산출지와 밀접한 인연이 있어 보인다. 첫번째 Iron 산은, East Fork 상류 쪽의 Vincent Gulch Mine 을 시작으로 Big Horn Mine, Allison Mine, Gold Dollar Mine, Eagle Mine 이 있고, 하류 쪽에서는 지금도 아마츄어 차원에서 재미삼아 사금을 채취하고 있는 사람들을 빈번하게 목격하는 곳이다. 두번째 Iron 산은, 바로 캘리포니아에서 최초로 금이 발견되었다는 Placerita Canyon 과 그리 멀지 않고, 금이 나왔던 Mt. Gleason 의 바로 서남쪽 인근이고, Gold Creek에서 멀지않다. 세 번째 Iron 산은, 바로 이곳 Monte Cristo Mine, Black Cargo Mine 이 있는 곳이며, 비가 와서 계곡에 물이 있을 때는 요즘도 사금을 걸러내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는 곳이다.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도로(4N18)를 0.5마일 가면 왼쪽으로 길이 갈라지는데, 부서진 철재 게이트의 잔재가 남아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좌측길로 올라간다. 0.2마일을 가면 자그마한 봉우리의 위에 오르게 되는데 여기서 부터는 길이 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나 있다. 이 능선위의 길을 따라 약 0.5마일이면 앞에 보이는 산에 올라서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오늘의 첫 번째 봉우리인 Iron Mountain #3(5,040’) 이다.

남쪽으로 Lawlor Peak(5,957’), Strawberry Peak(6,164’), Josephine Peak(5,558’)이 가깝다. 서북쪽으로 1마일 내외의 멀지 않은 거리에 피라밋처럼 뾰쪽하게 솟아있는 봉우리가 두드러져 보이는데 오늘의 마지막 목표인 Rabbit Peak #1 의 모습이다. 정상등록부가 있다.

동북쪽으로 직선거리로 약 2마일의 거리에 우뚝하게 솟아있는 큰 봉우리가 Round Top Peak (6,316’)으로 다음 목표지이다.

Iron Mountain #3 의 정상에서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0.5마일을 내려간 다음,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찾아 그 길을 따라간다. 다시 0.5마일쯤이 되면 작은 봉우리(고도 5,000‘ 내외)에 올라서게 되고, 이내 다시 동쪽 비탈을 따라 Saddle (4,800’ 내외)로 내려선다.

여기서부터는 약 1마일 거리의 Round Top 주봉을 향해 등반고도 약 1,500‘의 가파른 경사로를 계속 올라가게 된다. 다 올라왔다 싶으면 계속 그 뒤로 봉우리가 또 나타난다. 이마에 땀이 흐르고 숨이 가빠진 다음에야, 넓고도 둥근 정상(6316’)에 올라서게 된다. 그래서 Round Top 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을 듯 하다.

여기까지는 특징적인 큰 수목이 없고 키 작은 덤불류의 식물군락들이라 산들의 모습이 매끈하다. 이곳 정상에서는 동북쪽으로 Waterman Mountain(8,038‘), Twin Peaks(7,761’)가 멀지 않아 보인다.

정북으로 약 1.5마일 거리가 됨직한 곳의 더욱 우뚝한 봉우리가 다음 목표인 Mt. Granite #1 (6,600’)이다. 차가 다닐 수 있게 조성된 비포장도로인 Round Top Road를 따라 북으로 1마일을 간다. 왼쪽으로 Granite Mountain #1 기슭의 시작점이 나오면, 차도를 벗어나서 산기슭으로 올라선다. 만약 차도를 따라 계속 2마일쯤을 더 간다면 Mt. Pacifico(7,124’) 에 오르게 되나, 우리는 여기서 산기슭을 따라 Mt. Granite #1 의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이곳에는 여기저기 키가 큰 소나무들이 운치 있게 자라있으나 안타깝게도 거의 다 불에 타 죽어있는 상태이다. 아마도 2009년에 발생했던 초대형 산불, Station Fire 의 상흔일 것이다. 정상의 여기저기에는 여러 무더기의 큰 화강암들이 끼리끼리 떼를 지어 모여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Mt. Granite 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바로 이 바위들 때문일 것이다. 역시 정상등록부가 있다. 오늘 목표로 하는 4개의 봉우리 중에서는 최고봉으로 그만큼 시야가 넓어 좋은 전망을 보여준다.

이젠 올라갈 일은 거의 없고 내려가면서 남은 봉우리 Rabbit Peak #1을 거치는 경로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가볍다. 아마도 이곳이 점심을 먹고 휴식을 하기에 가장 좋을 것이다. 정상등록부에 한마디 이름과 소감을 남기도록 하자.

충분한 휴식을 마치고 정상에서 약간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가면 곧 서남쪽으로 방향이 바뀌며 주능선이 상당한 급경사를 이루며 하강하게 되고 등산로는 계속 능선의 최고점으로 이어져 내려간다. Rabbit Peak 까지는 대략 1.7마일의 거리가 되는데, 1.2마일쯤의 거리에서 5,450‘ 내외가 됨직한 무명의 봉우리를 지나게 된다. 여기서 0.5마일쯤을 더 내려간 곳의 뾰쪽한 봉우리가 오늘의 4번째 목표인 Rabbit Peak #1(5,307’)이다. 여기에도 등록부가 있다.

이곳에서 동남쪽으로 0.5마일 거리의 계곡 아래로 컨테이너 또는RV를 닮은 구축물들이 몇 개 보이는 곳이 바로 Monte Cristo Gold Mine 이다. 사유지이며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금한다고 하니, 호기심으로 이 금광에 들리려 해서는 안되겠다.

참고로 Rabbit Peak #2(6,640’)는, LA 한인타운에서는 약 180마일의 운전거리가 되는 건조하고 험난한 Anza Borrego Desert 에 있는 산으로, 중간에 있는 Villager Peak(5,756’)을 경유하는 산행을 할 경우에, 왕복 22마일에 순등반고도는 8,200’가 되며, 보통 16시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되는 험난한 산행지로, 주관적 소견으로는 트레일 상태가 아주 거칠고 고온건조하여, Mt. San Jacinto 를 C2C 코스로 오르는 것보다도 더 힘든 산행이라고 하겠다.

이곳 Rabbit Peak #1 의 정상에서 남쪽으로 능선을 따라 0.4마일 정도를 내려가면 비포장도로 (4N18)와 마주치게 된다. 이 도로를 따라 1마일을 내려가면 아까 지나왔던 3N23과 4N18 의 Junction에 이른다. 여기서 서남쪽으로 이어지는 길(3N23)을 따라 1.6마일을 되돌아 내려가면 원래의 출발점 Monte Cristo Campground 에 돌아오게 된다.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하루에 “4개의 큰 산을 배낭에 담은” 만선으로 귀항하는 셈이니, 기분일랑은 마냥 산뜻할 수 있겠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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