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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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함에 대한 나의 생각이 의사와 다르다면

2021-10-20 (수)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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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윤 한방칼럼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가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병원을 방문함으로써 추구하는 목표는 결국엔 대부분 한가지로 귀결된다. ‘나는 지금의 내 몸 상태에 만족하지 않으니 지금보다 나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달라’. 아마도 이것이 병원을 찾는 이들의 공통되고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말하는 ‘건강함’의 기준이 저마다 달라, 그 각자가 생각하는 ‘건강함’에 이루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노력의 종류도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건강함 기준 ‘질병의 부재’
만약, 젊은 청년들이 ‘건강해지고 싶어요’라며 한의원을 찾는다면, 이는 거의 틀림없이 지금 그들을 괴롭히는 질병을 제거하여 ‘병이 없는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는 표현이다.
그리고 청년들이 원하는 질병이 없는 상태의 건강함을 얻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나쁜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교정하고 몸에서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해 날씬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방은 그 본질이 ‘몸에 필요할지도 모르는 여분의 에너지’ 이기에, 이미 기본적으로 몸에 필요한 활력이 차고 넘치는 나이대의 이들에게서는 이 ‘지방’을 제거해도 별다른 피해가 없다. 오히려 평소에 몸에 가해지던 부담이 줄어들어 여러 질병에 걸릴 확률이 함께 줄어들 뿐이다. 즉, 그들이 원하는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의 그들의 몸에서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중년이 생각하는 건강함 기준 ‘활력’
반면 중년의 환자분이 ‘건강해지고 싶어요’라며 한의원을 찾았다면, 이는 지금 가지고 있는 질병을 고치고 싶어서 라기보다는, ‘예전 같은 삶의 활력을 느끼기가 힘들어졌으니 지금보다 기운이 좀 더 생기면 좋겠다’와 같은 이유로 내원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몸에 나쁜 것들, 필요 없는 것들을 제거하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때는 몸에서 부족한 것들을 찾아서 보충해 주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젊음과 함께 사라져 버린 체력은 추가적인 근력운동을 통해 보충이 가능하고, 청년처럼 매끄럽게 움직여지지 않는 몸은 여러가지 영양소나 건강식품, 한약을 통해 필요한 기름칠을 해주면 다시 매끄럽게 움직일 수 있다. 즉, 필요 없는 것들을 우리 몸에서 제거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더 있으면 좋은 것들을 보충해주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주는 것이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되는 것이다.
노년이 생각하는 건강함의 기준은 ‘장수’
마지막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이른 노인들이 생각하고 바라는 건강한 몸은 청년이 원하는 ‘질병 없는 몸’ 보다도, 중년이 원하는 ‘활력 있는 몸’ 보다도 ‘장수할 수 있는 몸’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장수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균형’이다. 젊었을 때는 불필요하던 지방도 나이가 들면 큰 질병과 싸우기 위해 꼭 필요한 에너지 자원이다. 비만한 이가 마른 이보다 크게는 8년 가까이 평균 수명이 길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이다. 그러니 노년에는 무조건 필요 없어 보이는 것들을 내 몸과 내 삶에서 덜어내는 것도, 또 좋아 보이는 것들을 무작정 더하는 것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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