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 1960) ★★★★½(5개 만점)
7명의 미국인 건맨들은 약탈에 시달리는 멕시코의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산적떼와 대결한다.
신나고 박력 있고 흥미진진한 서부영화 중의 서부영화 ‘황야의 7인’은 일본의 거장 아키라 쿠로사와가 연출하고 토시로 미후네가 주연하는 칼부림 영화 ‘7인의 사무라이’(Seven Samurai·1954)의 리메이크이다. 감독은 ‘O.K. 목장의 결투’와 ‘건힐의 마지막 열차’ 등 웨스턴을 잘 만든 존 스터지스로 영화의 재미의 정수는 각기 개성이 뚜렷한 앙상블 캐스트의 남성적인 매력과 연기에 있다. 7인의 리더 격인 율 브린너와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과 제임스 코번 그리고 로버트 본과 브래드 덱스터 및 독일 배우 호르스트 북홀츠 등이 7인의 건맨들이고 성격파 배우 일라이 월랙이 금이빨을 한 간악한 산적 두목 칼베로로 나온다.
미국과 접경지대의 멕시코의 한 농촌의 빈농들은 1년에도 몇 차례씩 마을에 나타나 식량과 재물을 약탈해가는 산적 떼를 견디다 못해 미국인 건 맨 들을 고용키로 결정, 3인의 대표를 멕시코와 미국의 접경 마을로 파견한다. 이어 이들은 7인의 건 맨 들을 하나씩 고용하는데 보수는 숙식과 푼돈 몇 푼. 그런데도 건 맨 들은 정의감 때문에 멕시코로 향한다.
영화 첫 부분에서 브린너와 맥퀸 등 7인이 소개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으로 남성미 물씬 풍기는 산전수전 다 겪은 서부 사나이들의 쓴맛 다시는 듯한 표정들이 일품이다. 모두 다 말 수가 적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과묵한 사람이 칼 잘 쓰는 브릿 역의 제임스 코번. 그는 영화 내내 달랑 20여 단어만 말하지만 관객들에게 짙은 잔영을 남긴 연기를 한다.
7인은 농민들을 훈련시켜 일단 마을을 습격한 산적들을 퇴치하나 되돌아온 산적들에게 체포된다. 그러나 칼베로는 7인으로부터 총을 회수한 뒤 이들을 마을에서 쫓아내는 큰 실수를 저지른다. 7인의 건 맨 들은 서부 사나이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다시 마을로 돌아와 산적들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인다. 여기서 3명만이 살아남는다.
이 영화에서 또 다른 멋이 있는 것이 엘머 번스틴이 작곡한 음악이다. 7인의 건 맨 들이 대형 화면을 가로지르면서 말을 타고 달리는 오프닝 크레딧 장면을 타고 흘러나오는 속도감 있고 강건하고 의기양양한 음악이 없었더라면 영화의 박진감이 훨씬 감소되었을 것이다.
‘황야의 7인’은 2016년에 안트완 후콰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 됐는데 주연은 덴젤 워싱턴. 한국의 이병헌이 원전에서 제임스 코번이 연기한 칼잡이로 나오는데 이들 외에도 이산 호크와 크리스 프랫 및 빈센트 도노프리오 등이 공연한다. 상당히 잘 만든 영화로 총격전 액션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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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