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 4
▶ 신데렐라 연기한 한인 배우 하예린 열연

차남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슨)의 심장을 훔친 주인공은 겉으로는 하녀 신분이지만 사실은 귀족 아버지를 둔 혼외자 소피아 백(하예린)이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브리저튼’이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의 중심은 자유로운 영혼의 차남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슨)의 사랑 이야기다. 형제들이 모두 행복한 결혼 생활을 꾸려가는 가운데, 베네딕트만은 정착을 극도로 꺼린다. 그러던 그가 어머니 바이올렛(루스 게멀)이 주최한 가면무도회에서 은빛 드레스를 입은 미스터리한 여인에게 한눈에 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여인의 정체는 다름 아닌 막강한 여주인 아라민타 건(케이티 렁)을 모시는 하녀 소피 백. 베네딕트는 유리구두 대신 긴 장갑 한짝을 남기고 사라진 그녀를 마음에 품는다.
운명은 두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하지만, 베네딕트는 눈앞의 매력적인 하녀와 가면무도회의 은빛 드레스 여인이 동일인임을 알아채지 못한 채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갈등한다. 신분의 벽과 엇갈린 진실 속에서도 사랑은 과연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까. 숀다랜드와 제스 브라우넬이 선사하는 시즌 4는 동화 같은 감성 속에 계급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질문을 담아낸다.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피 역을 맡은 한인 배우 하예린은 제작팀에 상당히 늦게 합류했다고 밝혔다. 준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그녀는 원작 소설을 일종의 바이블로 삼아 소피라는 인물을 먼저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늦게 합류한 만큼 작가진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소피의 캐릭터 아크를 이해해 나갔고, 후반부 에피소드의 감정적 완성도가 앞부분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조율했다.
하예린은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이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고 한다. 의상팀과 메이크업팀은 소피의 감정 변화를 색채와 스타일로 섬세하게 설계했다. 갈색 계열의 하녀복에서 보랏빛으로 이동하는 색상 팔레트, 단단하게 묶인 머리카락에서 부드러운 번으로의 변화가 베네딕트를 만나며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소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계급의 경계가 뚜렷한 이번 시즌에서, 하예린은 의상 하나하나를 통해 소피가 처한 현실과 내면의 갈망 사이의 긴장감을 온몸으로 체화해냈다.
시리즈 ‘헤일로’와 ‘듄: 예언’ 등 SF 장르로 알려진 하예린은 연극 배우 손숙씨의 외손녀다. 하예린은 ‘브리저튼’이 전혀 다른 도전이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장르가 달라도 본질은 같고 항상 캐릭터의 진실, 장면의 진실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강조했다. 선배 배우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보다 스스로 부딪히고 실패하면서 배우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루크 톰슨 역시 같은 철학을 공유하며, 두 배우는 사전에 ‘커플 큐’를 정하지 않고 현장에서 서로가 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내는 방식으로 케미스트리를 쌓아나갔다고 전했다.
허드슨 윌리엄스, 롤라 퉁 등 아시안 배우들과 함께 음력 설 행사를 함께 해다는 하예린은 “제가 자랄 때는 이런 할리우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한 방 안에 이렇게 많은 아시아계 배우들이 각자의 예술로 주목받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고,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대표성이 곧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된다는 그녀의 말은, 소피 백이라는 캐릭터가 스크린 안팎에서 동시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