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북가주 샌호세에서 또 대형 총기참사가 벌어졌다. 실리콘밸리의 경전철 정비창에서 한 남자 직원이 직장 동료들에게 총을 난사해 범인 포함 9명이 희생된 것이다.
‘총기폭력 아카이브’ 의하면 한꺼번에 4명 이상 총격피해를 당하는 매스 슈팅(mass shooting)이 올해 들어서만 애틀랜타 총격참사를 비롯해 232건이나 발생했다.
총기폭력은 대형 난사뿐만이 아니라 차들이 질주하는 프리웨이에서도, 가정에서도 일어난다. 지난 주말 55번 프리웨이에서 ‘로드 레이지’에 의한 총격으로 6세 어린이가 사망했다. 또 한인타운 인근 101 프리웨이와 91번 프리웨이에서도 차량간 무차별 총격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세 살짜리 아이가 집안에 있던 권총에 손을 대면서 두 살 된 동생에게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비극적인 일들의 원인은 단 하나, 너무 많은 총기가 너무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없어야 할 곳에 총이 있고, 부주의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번 주 텍사스 주에서는 무면허 권총을 아무나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주의회에서 통과됐다. 누구나 별도의 허가나 신원조회, 훈련 없이도 권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법안에 대해 미국총기협회(RNA)는 “주 역사상 가장 중대한 총기소유 권리 조치”라며 환영했다니 미국의 앞날이 어찌될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비극들 막으려면 답은 총기규제 강화뿐이다. 집안에 방치된 총기로 인해 15세 아들을 잃은 한 한인 아버지는 최근 총기규제를 강력히 촉구하는 회견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구비한 총이 오히려 가정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사람들이 매일 총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 전쟁터가 아닌 집에서, 길에서, 차에서, 때로 영문도 모른 채 한 순간에 목숨을 잃고 있다. 아무리 총기소유 권리가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미국이지만 ‘총은 위험하다’는 자각과 함께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법안이 하루 빨리 통과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