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워싱턴 DC 방문은 취임 후 네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7년 6월, 2018년 5월, 2019년 4월에 방미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형식으로 3박5일 일정을 소화한다.
만찬과 연설, 동포간담회 등이 빠듯하게 이어졌던 과거 문대통령의 방미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코로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수행원 규모와 일정 등이 축소되었고,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는 실무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만남과 방문들로 일정이 짜여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자, 향후 한미관계를 규정할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다. 다뤄질 주요현안은 크게 세가지로 코비드-19 대응 및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배터리와 반도체 협력 등 신산업 분야 협력증진을 통한 경제동맹 확대, 그리고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현안이 그것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북핵 공조인데, 이 문제에 관해선 양국의 입장에 근본적 차이가 존재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괄타결’로 대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접근이나 ‘전략적 인내’로 불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접근을 모두 실패로 규정하고, ‘실용적이고 외교적인 접근’을 대북정책의 핵심으로 규정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로서는 북미대화와 제재완화 등 대북유화 카드를 이끌어내는 일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있는 만큼 완벽한 합의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국의 공동목표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인 만큼 이를 위해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정상회담은 기본적으로 정상 간의 우의를 다지는 기회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큰 틀에서 이뤄진 원론적 합의는 실무진에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계획과 합의가 이뤄질 것이다. 양국이 미소 지을 수 있는 협약의 결실이 있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미주한인들은 두 나라가 굳건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한국이 당장 급한 코로나 백신 문제에서도 좋은 선물을 갖고 돌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한달 전 ‘약식 햄버거 회동’을 한 일본의 스가 총리 때와는 달리 백악관에서 한국의 대통령을 좀 더 환대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