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햇살과 바람이 싱그러운 5월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은 신록의 달, 생명의 달, 희망의 달이다. 특히나 길고 어두운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온 우리에게 2021년 5월은 일상의 회복과 새로운 삶으로 향하는 밝고 기운찬 에너지를 전해준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국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미국의 마더스 데이가 이어지면서 가족의 소중한 유대를 감사하고 확인할 수 있는 때이다. 지난 1년여 동안 많은 가족들은 만남을 포기해야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노부모를 보호하기 위해 자녀들과 손자들은 멀리서 안부를 확인하거나 가상대면으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달래야했다. 온 가족 잔치인 어머니날, 독립기념일, 노동절, 추석, 추수감사절, 성탄절, 설날과 부활절까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지 못하고 고립된 명절을 보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가정들은 팬데믹의 격리생활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다가 관계가 악화되기도 했다. 너무 오랫동안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다보니 부부가 파경에 이르기도 하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나빠지기도 했으며, 많은 불안과 걱정이 우울증을 부르기도 했다. 이민사회에서 가정의 역할이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던 시기였다.
5월은 또 ‘아태계 문화유산의 달’(Asian/Pacific American Heritage Month)이다. 1990년 연방의회가 미국 내 아시안 아메리칸의 역사와 업적을 기념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지난 30여년 매년 5월 한달 동안 아시안의 업적과 문화유산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왔다.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올해, 아태계 문화유산의 달 5월의 의미는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 다행히 아시안 커뮤니티뿐 아니라 주류미디어에서도 이를 인종·문화간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좋은 기회로 보고 온라인 공연 및 전시회, 버추얼 행사, 영화상영, 줌 토크, 웨비나 등 다채로운 행사를 적극 개최하고 있어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지나고 보면 많은 것이 감사하고, 많은 것이 희망적이다. 고립과 갈등과 두려움을 뒤로 하고, 닫혔던 몸과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5월의 힘찬 기운을 심호흡하며 희망을 들이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