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19와 부부 갈등

2021-03-17 (수) 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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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부부 갈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재정난으로 인한 스트레스, 집에 머무는 시간 증가 등을 원인으로 분석한 가운데, 코로나19과 이혼을 합친 ‘코비디보스’(Covidivorce), 즉 ‘코로나 이혼’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최근 LA 한인가정상담소의 발표에 따르면 한인 상담 이유 순위에서 작년 한 해 부부 및 파트너간 갈등이 그간 한인 상담 부동의 1위였던 우을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인사회에서 우을증을 증가시켰다는 우려가 많았던 가운데, 그보다 더 심각했던 부분은 부부간의 갈등이었다는 해석이다.

이같은 문제는 가정 내 뿐 아니라 사회 현상으로도 이어진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으니 부부관계의 기회가 증가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도 있지만, 되레 갈등으로 부부관계도 줄어 임신 및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한 한인 산부인과 의사의 분석이었다.


이에 따라 부부간 관계의 회복이 어느때 보다 중요해졌다. 한 가정의 경제적 성공을 위한 선행 조건은 관계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고 경제 회복의 기회가 찾아오는 가운데 부부 관계의 회복은 중요한 선행 과제가 됐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계기로 ‘뉴노멀’ 시대가 더 빠르게 도래, 코로나19 사태가 완전 종식되고 행정명령이 전면 해제된다 해도 부부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여전히 늘어날 전망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부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세계적인 관계 심리학자 수잔 존슨은 부부 관계를 위한 대화법에서 부부의 부정적 대화 방식을 밝혀내는 것을 1순위로 꼽았다. 그리고 상대의 근본적인 상처를 찾고, 다시 갈등의 모습을 돌아봐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또한 한인가정상담소의 수잔 정 박사는 한인들이 분노 조절이 어려운 시기에 있다며 “스스로 감정 조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면 가장 가까이 있는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그 분노가 표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자신의 상태를 먼저 점검하고, 분노 조절 방법을 배우고, 스트레스를 풀 대상이 가족이 되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는 것이다. 상담과 같은 전문가의도움을 받는 것 역시 현명한 선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디 한인사회가 가정의 평안과 경제적 회복을 이뤄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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