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집과 나무, 겨울 준비
2020-12-23 (수)
수잔 오 / 워싱턴 DC
어제 첫눈이 온다는 소식에 모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첫눈치고 펑펑 내리는 눈을 바라보니 많은 사람들은 COVID-19과의 전쟁은 뒤로 하고 살포시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것 같다고 한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었으니 집도 겨울준비를 잘 해놔야 한다. 특히 지붕에 붙어있는 물받이 거너에 쌓인 낙엽들을 제때 치우지 않으면 조금씩 나무들이 썩어가고 물이 잘 흘러내려가지 못해서 어느 날 갑자기 거너가 지붕에서 분리되어 땅으로 떨어질 수 있다. 보통 아래서는 거너 안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리가 소홀해지기가 쉬운 것이다.
그래서 집 주위 가까운 곳에 나무를 심을 때는 잎이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 많은 낙엽이 거너 안으로 들어가고 낙엽청소를 바로바로 해주지 않으면 젖은 낙엽들이 딱 달라붙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 다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다람쥐이다. 다람쥐들이 나무에서 점프해서 추운 겨울을 지낼 곳을 찾다가 집 외벽에 허술한 부분이 있으면 도토리 갈아 먹는 솜씨로 조금씩 구멍을 내서 지붕 바로 밑의 애틱(다락)에 단열제가 폭신하게 깔려있는 곳을 보금자리로 삼게 된다. 부지런히 들락날락해도 집주인은 모를 때가 많다.
또 집 주위 나무들은 집과의 거리가 적당히 떨어져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계속 뻗어 자라나는 나무뿌리가 집의 기초를 침투해 금이 가게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눈이 많이 오면 그 눈 무게가 대단해 쓰러지는 나무들도 많다.
관리를 잘 한 집은 나중에 큰 돈 들어가지 않고 항상 새집 같은 기분으로 기분 좋게 살 수 있어 좋고, 나중에 팔려고 내놓을 때도 크게 손볼 곳이 없는 집이 된다. 집을 살 때는 집을 팔기 위해 후다닥 반짝반짝하게 내놓은 집보다 집주인이 관리를 잘 한 집을 사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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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오 / 워싱턴 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