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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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꾸는 꿈

2020-12-07 (월) 이태상/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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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대통령의 마지막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조 바이든 제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코로나19 대응 태스크 포스를 발족하며 국정 인수에 착수했지만 트럼프의 ‘불복쇼’는 이어지고 있다.

새대통령이 취임하는 2021년 1월20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는 11월 9일 마스 에스퍼 국방장관을 트윗을 통해 전격 경질하는 것을 시작으로 퇴임 전 본인과 가족 기업에 대한 탈세 수사, 성 폭행 등 각종 형사 소송과 관련해 이른바 백지 사면을 할 것이라고도 한다.

트럼프 일가와 측근들은 물론 그를 열성적으로 지지해 온 수많은 공화당원들에게는 2020년 선거 결과는 악몽과 같을 것이다.


현대 과학에서 최면에 대한 연구 조사 끝에 발견된 사실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우리 두뇌 컴퓨터에 입력이 되어 우리가 다 기억할 수 있으나 우리가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우리의 기억을 편집한다는 것이다, 공포심, 반감, 투쟁심, 또는 사태의 압박감 때문에 많은 기억들을 우리의 의식에서 지워버린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기억이라는 과정을 거친 것들은 죄다 일종의 픽션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역사와 문학이 같은 것이 되지 않을까?

옛날부터 인생은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 했다, 덧없는 인생의 무상함을 말하는 것, 젊어서는 앞날에 대한 무지개빛 꿈으로 가슴 부풀고 나이 들면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홱 홱 지나쳐 버린 일들이 꿈결만 같다.

그렇다면 젊어서는 꿈 많은 사람이, 나이 들어서는 추억 많은 사람이 진짜 부자가 아닐 까. 또 그렇다면 어떠한 경험도 무경험보다는 낫지 않을까.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안 태어난 것보다 그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우리가 밤에 자면서 꿈꾸는 동안은 꿈인 줄 미처 모르다가 잠에서 깨어날 때에야 꿈이었음을 알게 되듯,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삶이 또한 꿈이었음을 알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가 자면서 꿈꾸는 동안에도 더러 어렴풋하게나마 모든 것이 한낱 꿈 속의 일인 줄 알게 되는 수가 있는 것처럼 이 세상의 삶이 또한 꿈에 지나지 않음을 우리가 알 수 있지 않으랴.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 숨쉬며 잠 깨어 꾸는 꿈이야말로 우리가 꿈 속에서 꾸는 꿈 속의 꿈 몽중몽(夢中夢)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또 그렇다면 누구든 자기가 꾸고 싶은 꿈만 꾸고 꾸기 싫은 꿈은 안 꿀 수 없을까. 문제는 우리가 어떤 꿈을 꿀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꾸게 되는 꿈을 우리가 어떻게 풀이하는 가 이다.


생시에서도 그렇지만 우리는 꿈에서도 신나는 일보다 무섭고 끔찍한 일을 많이 겪는다. 하지만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 이 사나운 꿈자리를 어떻게 우리가 바로잡느냐에 따라 나쁜 꿈을 꾸게 만든 공포심을 우리는 제거할 수 있다고 꿈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꿈나라 잠자리에 들기 전, 우리의 생각을 가다듬고 마음을 안정시키면 우리가 꾸는 꿈자리에 아름다운 꽃이 피고 맛있는 열매를 많이 맺는 우리의 꿈나무를 심고 가꾸게 된다고 한다.

자신을 계몽(啓蒙)하고 설득함으로써 악몽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스스로를 깨우쳐 어떠한 두려움과 걱정도 이겨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꿈속에서 또는 생시에 보는 괴물(怪物)이란 것도 다 우리가 공상, 망상, 환상으로 그려내는 허깨비라는 것이다.

<이태상/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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