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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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마지막 날에

2020-11-09 (월) 전태원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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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평생 양복을 맞출 때 주인에게 값을 묻지 않았다. 그냥 한 벌 해 입겠다고 하면 더 잘 해주는 게 인지상정. 여행사 비행기 티켓을 살 때도 마찬가지 였고. 말이 많으면 반드시 필요 없는 말이 섞여 나오게 마련이고 실수를 범하게 됨으로 사람이 경박스럽게 보인다.

돈이 생기면 우선 책이나 CD를 샀었다. 식당에 가서 외식을 할 때는 가능하면 팁을 후하게 놓는다. 왜냐! 월급이 적고 웨이트리스는 대개 생활비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행상의 물건을 살 때는 값을 깎지 말라. 원래 수익금이 적으니 부르는 대로 값을 쳐주라. 남이 나를 보살펴 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남이 무엇인가 해줄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젊었을 때 보다 더 많이 움직인다. 늙으면 시간이 많으니 항상 운동하는 습관을 들인다.


나의 괴로움이 제일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독함을 이기려면 열심히 취미생활과 봉사생활을 하려고 한다. 칭찬하는 말도 조심해서 하고 청하지 않으면 충고도 하지 않는다. 남의 생활에 참견 말라. 어떤 상황에도 남의 얘기를 하지 말고 사진, 감사패, 내 옷 등을 정리하고 항상 갈 준비를 한다. 여생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후덕한 늙은이가 되자.

즐거워지려면 지갑속의 돈을 풀어라. 음식은 소식하고 방문을 자주 열고 샤워를 자주 하라. 이웃을 사랑하라. 일 해주고 공치사 하지 말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누구에게나 늘 웃는 얼굴로 대하고 기쁨으로 맞이하라.

텔레비전을 보는 데, 뉴스나 특집을 제외하고는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마라. 아무리 여유가 있어도 낭비 하는 것은 악이다. 그러나 꼭 써야할 곳 (弔儀金등)에는 손이 큰 사람이 되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 멋지게 살다 갑시다.

<전태원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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