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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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새 사진을 찍으며

2020-11-04 (수) 신동인 /시인·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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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새 사진을 찍으며
구월이 되면서, 새매도 해오라기도 남쪽으로 이동을 하고 나니, 해변은 갑자기 텅 비는 기분이었다. 갈매기와 오리떼 그리고 뱀새만이 자리를 지켰으나, 항상 보는 새들이라 푸대접을 한다. 그러다, 얼마 전 부터 떼로 몰려 다니는 스타링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첫번째 장관은, 떼로 몰려 날다가 잎 떨군 두 그루의 나무 위에 빽빽하게 앉는 모습이 열매가 가득히 열려있는 모습이었다. 두번째 장관은, 그리 넓지 않은 잔디밭에 앉고 날며 춤추듯 한때를 즐기는 모습이었고, 세번째 장관은, 새벽 미명을 벗어나며 여명이 밝아 올 때쯤, 수만 마리 아님 수십만 마리의 수를 가늠할 수 없는 떼가 백여보 앞 작은 숲 위에서 십여 분을 선회하는 장관이었다.

언제 어떤 기회를 만날 줄 몰라,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다닌 보람이랄까.
이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하여, 환경과 기후가 오염되고 몸살을 앓는 것이 아닌가.

인간의 탐욕과 자기 만족을 위한 무지와 후대를 생각치 않는 악함의 댓가를 혹독히 치루고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공중에서 몇 번이나 선회하면서,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제발 제발, 하늘이 정한 법도와 자연이 가리키는 이치를 따라 살라 부탁하는 것은 아닌지.

<신동인 /시인·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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