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양과 서양의 관점

2020-08-24 (월) 성향/스님·뉴저지 원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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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정착한지 17년이 다 되어 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한국인으로 아니 동양인으로, 지금까지 이곳에 살아왔던 문화와 환경, 그리고 사고방식과는 다른 곳에 적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얼마 전에 우연히 시청한 다큐멘터리 속에 동양인과 서양인의 근본적 사고방식을 다룬 내용을 보며 새삼 그동안 느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생들과 한국, 중국, 일본의 대학생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보여 줬다.

동양인은 ‘모든 물체와 상황을 상호작용의 결과’로 본다. 물체들 사이의 관계를 중요시하므로 동사의 사용이 많고,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수많은 인과관계 속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행동은 맥락 속에 존재하므로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서양인은 ‘물체를 상호작용의 결과로 보지 않으며 존재한다는 고정적인 의미’로 생각한다. 개체성을 중시하여 명사의 사용이 많고, 현상의 원인은 사물에 있다고 생각하고, 주변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이해하지 않는다.

둘 사이의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로 그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사회, 문화적 배경의 차이 그리고 시공간의 제약 때문이었다.
서양인의 사고는 보통 우주를 자기중심적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또한 모든 개체가 따로따로 홀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자기가 행복하면 남도 행복한 것이고, 자기가 불행하면 남도 불행한 것이라고 느낀다고 한다. 서양인들이 바라보는 훌륭한 사람이란 남들보다 똑똑하고 뛰어난 사람이라고 한다. 서양인들은 근본적으로 지극히 개인주의적(Individualism)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양인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동양인의 관점에 모든 개체는 서로 서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나 또한 그러한 관계 속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해야지 자기도 행복하다고 느끼고, 그렇지 않으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동양인이 바라보는 훌륭한 사람이란 남보다 뛰어나다고 잘난척하는 사람이 아닌 겸손한 사람이며, 남을 잘 도와주며 주변과 어울려서 사는 사람이라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서양인은 자신의 내적기준에 의한 평가에 의해서 자기의 일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만, 동양인 외적기준 즉 남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자기의 일에 대한 가치판단을 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다시 말하면 서양인은 남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자신만 만족하면 어떤 일이든지 행복하다고 느끼지만, 동양인들은 자신이 한일이 다른 사람에 의해 인정받아야지만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것을 일반화된 타자(Gener alized other)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정말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하고 살고 있다. 항상 타인을 볼 때도 그 사람의 고향, 학벌, 집안 등에 의해서 판단하고, 스스로를 볼 때도 어떠한 내실을 기함으로써 만족을 얻기 보다는 남이 나를 어떻게 봐주는가에 더욱더 많이 신경 쓰고 사는 것 같다.


이러한 사고 속에서 우리는 우리 개인의 행복보타 타인의 기준에 맞추려 하고 더 나아서는 사회적 기준에 맞추어 나 자신을 재단하며 살고 있지 아닌가 한다. 분명 동양과 서양간의 문화적 차이는 존재한다.

그 차이가 꼭 절대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같은 문화권의 사람이라도 자신이 처해 있는 사회적 환경에 따라 생각의 차이는 얼마든지 나타난다. 양쪽의 나은 점을 잘 받아들이고 개선해가면 좋을 것이다.

오늘도 남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행복을 찾으며 시간과 감정을 소모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개개인의 가치관은 다르겠지만 가끔 내가 걸어온 길도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잘 살피며 스스로 늘 충만하고 행복하길 빈다.

<성향/스님·뉴저지 원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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