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은 때 실업률이 떨어진 곳이 있다면 예외적인 일이다. 켄터키 주에 있는 소도시 오웬스보로가 그런 곳이다. 인디애나 주와의 접경, 오하이오 강변에 있는 이곳은 지난 2분기 말을 기준으로 미 전국의 389개 메트로폴리탄 지역 중에서 유일하게 실업률이 낮아졌다.
연방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 6월말 현재 오웬스보로의 실업율은 4.2%. 당시 11% 정도였던 미 전국의 평균 실업률보다 훨씬 낮을 뿐 아니라 실업자 수도 1년 전보다 적게나마 줄었다. 5만4,000명 가까운 이 도시의 노동인구 중에서 미취업자는 2,200여명. 1년 전 같은 때의 2,499명보다는 적은 숫자다.
코비드-19는 이 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7월말 현재 5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사망자도 나왔다. 그 때문에 일부 비필수 업종에는 영업 중단령이 내려지고 식당과 소규모 업소에서는 정리해고도 해야 했다.
그런데도 실업율이 떨어진 요인은 무엇인가. 이 곳의 주력 산업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지도 모른다. 오웬스보로에는 버본 위스키 생산업체와 담배업체가 있다. 병원 등 헬스기관이 고용인원이 가장 큰 기업이고 개인보호장비 생산업체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자 위스키와 맥주 등 주류 소비는 늘어났다. 주류 생산업체는 감원은커녕 이미 지난 3월에 증원계획을 발표했다. 말단 일용직이 아니라 급여가 괜찮은 자리들이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가 있는 담배업체에서는 미처 예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담배 대신 금연 보조제품인 니코틴 패치 주문이 쇄도한 것이다. 지난 2분기 니코틴 패치 생산량이 두 자리 숫자 비율로 늘어났다고 한다. 두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코로나 시대에 술은 더 마시고 담배는 끊는다”는게 민심의 소재로 파악된다. 코로나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기 때문에 가족들 사이에 금연 압력이 거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코비드-19 시대에는 오웬스보로의 예에서 보듯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들이 예상 가능했던 일과 함께 벌어지고 있다. 사람이 묶여있으니, 물건이 대신 움직이는 것도 그중 하나다. 대표적인 사례는 우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버는 지난 2분기에 사람을 실어나르는 차량공유 부분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73% 급감한 30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음식 등 물건을 실어 나르는 배달 부분은 113%가 늘어난 69억달러였다. 물건을 움직여 번 돈이 사람을 날라 번 것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우버 측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배달이 사치품에서 전기, 수도 같은 필수 서비스로 바뀌었다며 이 현상은 이후에도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비드-19는 택시회사로 시작한 우버가 배달전문 업체로 바뀌는 모멘텀이 될 공산이 높다.
사람 대신 물건을 움직여 좋은 결과를 거둔 곳은 또 있다. 보도된 사실이지만 한국의 항공사들이다. 급감한 승객 대신 화물에 집중해 지난 2분기에 대한항공은 1,500억원, 아시아나는 1,150억원의 영업익을 거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흑자 전환은 물론 고용 부문의 많은 희생을 딛고 이뤄진 것이긴 하나 코로나 시대에는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발상의 전환이 요구됨을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