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 시대 타운 풍속도
▶ 한 끼 1인당 20불 안팎
▶ 외식비 부담 급증 속 10불 미만 가성비 메뉴
▶ 시티센터 푸드코트 등

시티센터 내 푸드코트에 입점한 5개 식당이 다양한 메뉴를 9.99달러에 선보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고물가 시대 속 외식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LA 한인타운 일부 식당들이 ‘10달러 미만 메뉴’를 앞세워 본격적인 가성비 경쟁에 돌입했다. 한 끼 식사 가격이 20달러를 훌쩍 넘는 상황에서 등장한 이른바 ‘착한 가격’ 메뉴는 지갑이 얇아진 한인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며 새로운 외식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새단장을 마친 한인타운 6가길 시티센터 푸드코트에서는 5개 식당이 참여하는 공동 프로모션이 한창이다. ‘조선설렁탕’, ‘야마모토’, ‘서울집’, ‘명동분식’, ‘산동반점’ 등 5개 업소는 오는 6월 말까지 일부 대표 메뉴를 9.99달러에 판매한다. 설렁탕, 육개장, 비빔밥, 떡볶이, 짜장면, 회덮밥 등 한ㆍ중ㆍ일식 메뉴 26개를 골고루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통합 계산대 운영으로 주문 편의성까지 높였다.
야마모토 식당 업주는 “고물가에 지친 손님들이 부담 없이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모씨는 “식당마다 메뉴가 겹치지 않아 동료들과 번갈아 먹기 좋다”며 “이틀에 한 번꼴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성비 바람’은 푸드코트에만 그치지 않는다. 6가와 켄모어 인근의 ‘STE 101’(구 신정) 역시 평일 점심시간(오전 11시~오후 2시30분) 동안 우거지국과 북어국을 각각 8.99달러에 제공하며 직장인들의 점심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깊고 시원한 국물에 갓 지은 밥을 곁들인 한 상은 ‘집밥’ 같은 든든함을 선사한다.
월셔와 호바트 한미은행 건물에 위치한 ‘케이티스 키친’은 덮밥 메뉴를 5.99달러부터 9.99달러까지 다양하게 구성해 ‘혼밥족’ 공략에 나섰다. 불고기·치킨덮밥 5.99달러, 매운 돼지불고기덮밥 6.99달러, 돈까스덮밥 9.99달러 등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직장인 이모씨는 “혼자 식사할 때 부담이 적고 맛도 좋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업소 측은 “당분간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8가길 ’해마루’와 ‘엄마집’은 아침 식사에 한해 일부 메뉴를 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6가 난다랑 몰 별곱창은 꼬막 비빔밥 등 런치 메뉴를 10달러 미만에 선보이고 있다.
최모씨는 “설렁탕 한 그릇도 세금과 팁까지 합하면 20달러가 넘는 시대”라며 “이런 메뉴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위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가성비 경쟁’이 단순한 할인 이벤트를 넘어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치솟는 물가 속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업소들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한편 전 세계 도시의 다양한 생활 지표를 비교하는 사용자 기반 데이터베이스 ‘넘베오’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뉴욕과 LA 등 미국 대도시 중저가 식당의 1인 식사 비용은 25~26달러, 서울은 8~9달러 선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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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