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전남 가톨릭 거점 ‘성미카엘 대성당’ 완공 코앞

2020-07-17 (금) 글·사진(목포)=최성욱 기자
크게 작게

▶ 목포 성지
한국레지오마리애 역사도 한눈에

전남 가톨릭 거점 ‘성미카엘 대성당’ 완공 코앞

목포시와 광주대교구는 산정동성당 일원을 가톨릭 목포성지로 조성하고 있다. 성지 중심 건물인 성미카엘 기념 대성당.

목포는 전남 지역에 최초의 본당이 들어선 초기 천주교회의 출발지였다. 선교사들은 박해가 정점으로 치닫던 시절 목포에 전남 최초의 본당인 산정동성당을 세우고 이를 선교 거점으로 삼아 광주·전남은 물론 제주지역까지 복음을 전파했다. 전남 천주교인들의 신앙이 뿌리내린 산정동성당 주변에는 지금 가톨릭 목포성지조성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달 말 완공을 앞둔 가톨릭 목포성지를 미리 찾았다.

목포 천주교 출발지인 산정동성당 터는 목포 구시가지를 좌우로 가로지르는 산정동에서도 목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1896년 조선교구 제8대 교구장 뮈텔 주교가 전라도 순방에서 지금의 역사박물관 자리에 본당 신설을 결정했고, 이듬해인 1897년 목포개항과 함께 성당이 세워졌다. 산정동성당은 1966년 인근으로 이전했고, 2010년까지는 그 자리에서 성골롬반 병원이 운영되기도 했다.

성당 부지에서는 현재 ‘성미카엘 기념 대성당’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이달 말 완공될 예정인 대성당에는 산정동성당 초기부터 사용하던 종들을 보관하는 2개의 종탑이 세워졌다. 종탑은 목포 시내와 유달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도 활용된다. 광주대교구에서 보관 중이던 데레사 성녀의 일부 유해와 예수님이 못 박혔던 십자가 보목(寶木)도 함께 안치될 예정이다.


기념대성당 바로 옆은 한국레지오마리애기념관이다. 천주교 평신도 봉사단체인 레지오마리애는 1953년 당시 광주지목구장 대리였던 헨리 신부와 모란 신부의 지도 아래 산정동성당에서 출범해 광주·함평·제주·서울의 여러 본당으로 확산하면서 현재 한국 천주교 신자의 10%가량이 활동하는 봉사단체로 성장했다. 2017년 완공된 한국레지오마리애기념관은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의 피정 및 교육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성당 아래 가톨릭목포성지 역사박물관에서는 광주대교구의 역사와 한국레지오마리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역사박물관은 1937년 지어진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청 건물로 2012년 등록문화재 제513호로 지정됐다. 건물 외부는 정면 중앙부의 반원 아치와 필라스터(Pilaster)로 장식된 현관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룬다. 처마선 아래 층간 사이에는 수평 돌림띠를 장식하고, 수직의 긴 창을 반복적으로 배치했다. 내부는 목조계단, 천장 석고 플라스터 몰딩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곳은 최초의 광주교구청으로 사용되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사령부로, 한국전쟁 때에는 북한군 막사로 징발되기도 했다.

목포 근대문화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톨릭 목포성지는 앞으로 목포여행에서 빠지지 않고 들러야 할 장소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성당 위에서는 목포 구시가지와 서해 바다, 유달산케이블카가 한눈에 들어와 일몰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글·사진(목포)=최성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