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 7시간 만에 야산서 숨진 채 발견
▶ 실종전 정세균총리에 전화 “너무 힘들다”

경찰과학수사대원들이 한국시간 1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연합]
또 한 명의 한국 유력 정치인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번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충격적 사건이 터졌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공관을 나온 뒤 연락이 두절된 후 7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국 경찰이 밝혔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 기동대원과 소방대원, 인명구조견은 이날 0시1분께 숙정문 인근 성곽 옆 산길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박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의 시신 주변에서는 가방과 물통, 휴대전화, 필기도구, 본인의 명함 등이 발견됐고, 사망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에서) 특별한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박 시장 딸은 전날 오후 5시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당시 박 시장은 딸에게 마치 마지막임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이 실종 당일인 9일 출근을 하지 않고 일정을 모두 취소했고, 정세균 국무총리와 점심 약속이 있었으나 정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너무 힘들다. 죄송하다”며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당일 오전 10시44분께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채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공관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성북구 와룡공원으로 갔으며 오전 10시53분 폐쇄회로(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기동대·소방관 등 770여명과 야간 열감지기가 장착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 등을 동원해 이 일대를 집중 수색한 끝에 실종신고 접수 약 7시간 만에 박 시장을 발견했다.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는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최근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8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에는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신체접촉을 당했고, 메신저로 부적절한 내용을 전송받았다는 주장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시장이 사망한 채 발견됨에 따라 이번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