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보는 고전 영화 ‘워터프론트’ (On the Waterfront·1954)
▶ 사랑과 양심 사이 고뇌, 명장 엘리아 카잔 감독
아카데미 8관왕 수상작,번스타인 음악도 인상적
깡패 테리(왼쪽)는 이디와의 사랑으로 인해 양심과 자존을 되찾는다.
엘리아 카잔이 감독한 콜럼비아 작품. 뉴욕 선지 기자 말콤 존슨이 1948년에 일어난 뉴욕부두의 한 노동자 피살사건을 계기로 24회에 걸쳐 부두의 부정과 노동조건을 폭로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흑백명작이다. 존슨은 이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작품, 감독, 남우주연(말론 브랜도), 여우조연(에바 마리 세인트), 각본, 촬영 및 편집상을 받았다.
뉴욕 부두노조를 장악하고 있는 갱 두목 자니(리 J. 캅)가 졸개 테리(말론 브랜도)에게 노조 비위를 고발하려는 조이를 아파트 옥상으로 불러내라고 시킨다. 자니의 부하들이 조이를 아파트 아래로 밀어 떨어트려 죽이자 조이를 혼내주는 줄만 알았던 테리는 충격을 받는다. 테리는 유망한 권투선수였으나 내기 시합에 관계된 자니의 변호사인 형 찰리(로드 스타이거)의 요구로 일부러 져준 뒤로 자니의 졸개로 전락했다. 테리의 유일한 낙은 아파트 옥상의 비둘기들을 키우는 것.
테리는 조이의 여동생 이디(에바 마리 세인트)를 알게 되면서 양심의 가책에 시달린다.
한편 이 지역 담당 신부 배리(칼 말덴)는 노동자들에게 단결해 노조의 비리를 폭로하라고 호소하나 모두 자니가 두려워 이를 피한다. 테리와 이디는 만남을 거듭하면서 서로 사랑에 빠진다. 이디의 사랑과 배리 신부의 가르침을 통해 테리는 서서히 양심과 자존을 찾게 된다. 그리고 테리는 배리 신부의 조언에 따라 이디에게 자신이 조이의 죽음과 관계가 있다고 고백한다.
테리가 삐딱하게 나가자 자니는 찰리에게 테리를 제거하라고 지시한다. 찰리는 테리에게 자니의 눈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사정하나 테리는 “형 때문에 내가 이런 날건달이 되었다”며 거부한다. 테리가 이디를 찾아가 둘이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는 순간 아파트 아래 골목에서 테리를 부르는 소리가 난다. 뛰어나간 테리와 그를 쫓아온 이디를 향해 트럭이 질주해오나 둘은 위기를 벗어난다.
찰리가 자니 일당에 의해 살해되면서 테리는 복수를 하려고 혈안이 되는데 배리 신부가 찾아와 폭력을 쓰지 말고 부두노조 범죄조사위에 출두해 노조비리를 고발하라고 종용한다. 테리는 조사위에 출두, 노조의 온갖 비리와 살인행각 등을 폭로한다. 다음 날 아직도 자니의 영향력 아래 있는 부두에서 일자리를 못 얻은 테리가 분개, 자니를 찾아가 둘 사이에 격렬한 격투가 벌어진다. 테리는 자니의 졸개들에게 죽도록 얻어터지고도 일어서 일터로 향한다. 다른 노동자들도 자니의 말을 무시하고 테리의 뒤를 따른다.
영화의 음악을 작곡한 사람은 뉴욕필의 상임지휘자였고 작곡가이기도 한 레너드 번스타인. 오프닝 크레딧 부분에서 천둥번개가 번쩍이고 벼락이 치는 듯이 험악할 정도로 강력한 분위기를 조성하던 음악은 테리와 이디의 사랑의 장면에서는 매우 서정적이요 감상적인데 이 음악은 ‘온 더 워터프론트: 심포닉 스위트’라는 이름의 CD로 출반됐다. 번스타인의 유일한 영화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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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