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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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이 몰고 오는 시대 변화

2020-04-09 (목)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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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고통스럽게 괴롭힌 대역병인 흑사병은 서기 541년 제 1차 대역병을 시작으로 200여년 간 인류를 공격했다. 이 당시 가장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나라는 유스티아니아누스 1세 황제가 다스리던 동로마제국이었다. 최악일 때는 콘스탄티노플에서 하루에 5,000여 명씩 사망했고 이 도시 인구의 40%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제2차 대역병은 우리가 알고 있는 중세 흑사병이다. 1346년 유럽 동부에서 시작되어 1353년까지 7년 동안 대유행을 하여 전 세계적으로 약 2억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870년대 전까지 유럽은 사체와 분변을 거름으로 사용하고, 그 흙으로 몸을 닦기도 하고 쥐나 벼룩 등에 대한 방역은 물론 손 씻기도 하지 않았고, 시신 부검하던 손으로 산모의 출산을 보거나 감염된 환자의 피를 뒤집어쓰고 다른 환자를 치료하였기에 의사도 환자도 모두 무사하지 못하였다.


결국 2차 대역병은 1억의 중국대륙의 인구를 6,000만 명으로 줄였고, 당시 세계 최강국 몽골의 멸망을 가져왔고 중앙아시아도 초토화시켰고, 당시 의학이 가장 발달했던 중동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나아가 1347년부터 1349년까지 2년 동안 이집트 인구 1/3이 사망했다.

아울러 충목왕의 고려도 수많은 사망자를 내었고 이때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흑사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1720년 마르세유 이후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사라졌는데 흑사병을 옮기는 벼룩을 달고 주류를 차지했던 곰쥐(Black rat)와 전염이 약하고 인간피를 좋아하지 않는 벼룩을 달고 다닌 시공쥐(Brown rat)의 생존경쟁에서 시공쥐가 제압하면서 유럽에서 흑사병이 사라졌다는 학설이 유력하다.

3차 대역병은 19세기 중국과 인도를 기점으로 50여년 가까이 약 1,2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행이었다. 이때 아시아 식민지를 많이 가지고 있던 영국과, 대만과 만주를 장악하고 있던 일본도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물론 페스트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소규모 공격을 하고 있다. 페스트 병은 대역병의 지위는 잃었지만 1,500년 가까이 인류를 심각하게 공격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라는 새로운 역병의 공격을 받고 있다. 워낙 변종이 심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인류에 대한 대규모적인 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람간의 전염을 막기 위한 방법이 최고다.

그래서 코로나19 대공습 이후 우리의 일상은 엄청 달라질 것 같다. 일상적인 마스크와 손세정제, 대규모 집회의 실종, 각종 연회나 행사는 사라지고 각자의 온라인 기기를 통한 연결과 업무가 우리의 일상생활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미국식 자본주의가 온 국민에게 돈을 나누어주는 사회주의 정책과 같은 초미의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의 권한과 역할이 커질 수 있다. 더 이상 작동이 어려운 수많은 기업들이 국유화될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는 과거의 것을 하루아침에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가는 혁명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혐오가 도를 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를 보호할 시스템은 공권력이다. 28년전 4.29 LA폭동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회참여와 정치력 부재의 결과였다.

공권력에 대한 가장 큰 영향력은 인구조사에 참여하는 우리의 수와 선거에 참여하는 우리의 숫자다. 4.29와 같은 폭동의 희생을 자초하지 않기 위해서 더더욱 우리는 인구조사에 참여해야 하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한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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