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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서 건강해지기?

2020-03-11 (수)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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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윤 한방칼럼

가볍고 깨끗한 몸을 원한다면 굶어라
일정 시간 동안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는 ‘단식’은 우리 몸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적은 음식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우리 몸은 공복감을 느낄 때만 우리 몸안에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영양소들을 선별하여 에너지 자원으로 소모하기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의 구석 구석에 쌓여 있던 노폐물들이 제거되며 우리의 몸이 깨끗해지는 것이다.
또, 단식은 간, 비장, 위장, 대장 같이 소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장기들을 강제적인 휴식 상태로 유도해 에너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회복을 가속한다.

주기적인 단식이나 절식은 당신의 체질을 바꾼다
그래서 단식을 주기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우리의 몸은 가볍고 깨끗해지며 동시에 적은 양의 음식으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재단장이 된다. 하지만 단식으로 얻을 수 있는 이러한 몸의 변화된 상태가 요즘처럼 음식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적은 양으로도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 효율 좋은 몸이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조금만 먹어도 여분의 영양분이 남게 되어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식으로 살을 빼면 안되는 이유
그래서 단식의 여러 의학적인 이점에도 불구하고, 체중감량을 목표로 한 단식은 오히려 효율이 별로 좋지 않은 방법이다. 소식으로도 충분히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몸을 디자인해 놓고는, 목표로 한 체중이 감량된 시점부터 필요 이상의 과다한 열량을 연달아 섭취하니 요요가 올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단식을 통해 날씬한 몸을 유지하기 원한다면 우리는 목표가 달성된 후에도 주기적으로 단식을 반복할 것을 먼저 다짐해야만 실수가 없다.
또 다른 단식의 단점 중 하나로는, 단식이 생식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점이다. 단식을 통해 디자인된 몸은 아무래도 남는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굳이 2세를 생산하기 보다는 본인의 신체를 유지하는데 그 역량을 집중하려 하기 때문이다.

단식이나 절식보단 오히려 자주 먹어야 하는 사람들
그러므로 강인한 육체를 통해 생업을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는 운동선수나 아직 성장중에 있는 학생들, 또 2세를 준비 중인 젊은 남녀나 이미 임신중인 여성에게는 당연히 단식이 아닌 ‘조금씩이라도 자주 먹는 방법’이 더 좋다. 반면, 신체의 성장이 모두 끝난 성인중에서도 특별히 강인한 육체를 필요로 하는 직업군에 속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소식, 단식같은 절식법을 통해 많은 건강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선택하는 식이요법에 따라 우리 몸은 전혀 다르게 디자인이 되므로, 어떤 식이요법을 선택 하기 이전에 우리는 자신이 추구하는 건강함의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건강한 육체를 갖기 위한 첫 단추는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을지, 즉 올바르게 먹는 방법을 깨닫는 순간 이미 끼워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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