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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에 의한 어지럼증

2020-03-04 (수) 임정국 /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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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국 신경내과 칼럼

60대 초반의 남자환자가 어지럼증을 이유로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갑작스럽게 주위가 돌면서 일어서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동시에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생기며 속도 불편해졌다고 하였다. 전에는 겪어본 적이 없는 어지럼증으로 혹시나 머리에 이상이 생긴건 아닌지 걱정을 하며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하루 종일 속이 메슥거리며 멀미한 것 같은 증상과 함께 어지럼증이 지속되었는데, 서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누우려 하면 바로 어지럼증이 생긴다고 하였다.
환자를 진찰하였을 때 환자의 눈동자의 떨림, 보통 안진이라고 하는 특별한 소견이 관찰되었는데,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특정한 양상을 띄며 나타났다. 환자의 증상은 전형적인 이석증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안진의 패턴을 기록, 분석하는 검사를 통하여 이석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고, 이석치환술을 몇차례 시행하여 환자의 증상을 극적으로 호전 시킬 수 있었다.

어지럼증을 흔히 일으키는 이석증은 다름아닌 귀속의 돌, 즉 이석의 위치가 제자리에서 벗어나서 발생한다. 이석증은 갑작스런 어지럼증을 유발시키는 첫번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귓 속에는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더불어 평형감각을 유지시키는 세반고리관 및 전정기관이 있다. 이 귓 속의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기관인 세반고리관이라는 관에 전정기관의 주머니 속에 있어야할 작은 돌, 즉 이석이 흘러 들어감으로써, 세반고리관 내의 특정 세포를 자극하여 어지럼증과 오심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이석증이다.


연구에 의하면 이석증을 생기게 하는 흔한 이유로는 편두통, 외상으로 인한 머리의 충격, 골다공증, 불안증 및 공황장애 등이 있다고 한다. 이석증의 치료법인 이석치환술이란 다름아닌 주머니에서 빠져나와 세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간 돌들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한 통계 자료에 의하면, 불행히도 치료 후 이석증의 재발률은 약 40%정도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 드문 경우 이석치환술이 효과가 없을 때도 있는데 이 때는 수술도 고려하기도 한다.

이석증 발병시 주의해야할 점으로는 과격한 운동이나 장기간의 운전 등 과로를 피해야 하며, 특히 달리기, 골프, 수영 등 머리를 많이 움직이는 운동은 삼가하여야 한다. 음주도 이석증의 재발을 높이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되 너무 오래 누워있지는 않도록 해야한다.
또한 이석증이 잘 생기게 하는 자세, 즉 고개를 장기간 숙이는 것 등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의 (571) 620-7159

<임정국 /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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