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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생충’ 수상이 씁쓸하다

2020-01-29 (수)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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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있다. 반지하 쪽방에 사는 가난한 사람이 큰 부잣집 가정교사로 들어가면서 빈부의 갈등을 그린 영화이다. 그 영화를 보고 우울한 기분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박근혜 시대에는 ‘국제시장’이란 영화가 나와 당시 정권 입맛의 영화를 만들었고, 그리고 이제 문재인 시대이니 ‘택시운전사’, ‘기생충’ 같은 영화가 나왔다는 내용과 그리고 모두 음으로 양으로 덕 좀 보자고 정권에 아첨하는 제작자들이 이러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의 끝 장면을 주인공이 부잣집 아들 생일 파티에 사람들을 죽이고 비밀 지하방으로 도망치는 것으로 끝을 내면 충분했지만, 그 비밀지하방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바라는 미래에 대한 독백이 너무 좌파정부의 대변인이 되려고 까지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그때 글을 쓸 때에 쓰다가 지워버린 글 몇 줄이 있다. 그 지워버린 내용이란, 아주 옛적에 북한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 쏘다’를 보았는데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안중근이 ‘조선의 이러한 비극을 끝낼 장군을 우리 모두 기다린다 라는 독백이었다. 은연중에 김일성이 나타나는 것은 필연이고 기다린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영화이었다.
그리고 기생충의 끝 장면이 빈부격차, 인간이 인간으로 대접받는 세상을 그리워하는 식으로 마지막 장면이 북한의 그 영화와 형식이 같았다는 생각이 떠올랐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 보니 영화가 사람들을 너무 우울하게 만들어서 잠시 흥행은 하겠지만 곧 잊혀 질 영화라고 생각했건만 그와 정반대로 여러 영화상을 휩쓸고 이제 아카데미상까지 바라보고 있다. 비록 영화계 그리고 많은 언론계에 진보적, 좌파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그렇게 흥행을 하겠는가 했는데 그것이 아닌 것 같다. 빈부격차, 인권이란 이슈에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좋은 현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은연중에 받아들이고 모두가 무의식속에 그런 생각이 몸에 녹아서 살아갔다면 그 결과는 어찌 될 것인가 숙고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러한 흐름에 모두 동참한다면 과연 긍정적인 효과로 사회가 발전할 것이냐, 아니면 역작용으로 계층 간에 서로 미워하고 또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사회에 갈등을 가져올 사회로 갈 것이냐 깊이 생각하고 어떻게 해야 행동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질문에 제일 중요하고 또 어쩌면 책임까지 져야 할 대상이 누구인가? 현 문재인 정권이다.
사실 나는 현 문재인 정권의 빈부격차 해소, 모두가 가난하지 않고 잘 살게 하겠다는 그 철학에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 시행정책은 현실을 무시하고 선동적인 작태로 일관하여 작금의 현실은 반대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너무 순진한가?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 등 가난한 사람을 돌보아 주겠다고 하는데 역효과만 나는 것 같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빈부격차의 개선은 안 보이는 것 같다. 아니 불신과 미움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

문 정권은 계급투쟁 같은 요란함이 아니고 소리 안 나게 그리고 아주 서서히 빈부격차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인류 역사를 돌아다보아도 인간세계에서 빈부격차 해소는 불가능하니 개선으로 임해야 한다.

또한 기생충 같은 영화를 반가워하지 말라고 권한다. 기생충 같은 영화는 젊은이로 하여금 ‘헬 조선’ 하면서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양산시키고, 부자들은 해외로 사업을 옮기고 싶은 마음만 양산할 뿐이다. 기생충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 보다 옛날 박정희 시대 때에 부르던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노래나 유행 시켰으면 좋겠다고 내가 떠들어 댄다면 사람들이 나보고 ‘당신 너무 고리타분해’라고 할까?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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