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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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교류 프로그램

2020-01-26 (일)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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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일룡 칼럼

최근 한국의 세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페어팩스 카운티 고등학교들과의 교류 프로그램 일환으로 약 1주일 동안 다녀갔다. 목포 제일여고는 마샬 고등학교, 대구 상원고등학교는 섄틀리 고등학교, 그리고 대구의 정화여고는 매디슨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페어팩스 카운티의 세 고등학교 모두 한국 학교와의 이런 교류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우선 이렇게 1월 중에 한국 학생들이 이 곳을 다녀 가고 페어팩스 학생들은 돌아오는 봄 방학에 한국의 학교들로 답방을 하게 된다.

내가 페어팩스 카운티 고등학교와 한국의 고등학교 사이에 처음 교류를 성사시킨 것은 6년 전 쯤이다. 당시 인천의 해원고등학교가 먼저 교류 의사를 타진해 왔다. 그래서 2014년 가을에 교육감과 웨스트필드 고등학교 교장을 대동하고 한국을 방문했을 때 웨스트필드 고등학교와 해원고등학교 교류에 관한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그리고 그 해 겨울방학에 해원고등학교 학생 20명이 처음으로 웨스트필드 고등학교를 1주일간 방문했다. 또한 웨스트필드 고등학교의 호스트 학생들은 봄방학 기간 동안에 한국을 답방했다.

한국 학생들의 미국 방문에 비해 미국 학생들의 한국 답방은 성사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우선 비용 때문이다. 한국 방문 비용이 어느 정도 선을 넘어가면 학생들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한국 방문 때 인솔자들도 있어야 하는데 그들에게 비용 부담을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교육청이나 학교에 별도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교환 방문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공평한 비용 부담 계산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에 미국 방문 학생들과 한국 답방 학생들의 숫자 비율을 2대 1로 하기로 했다. 즉 한국에서 20명이 올 경우 이 곳 호스트 학생은 10명이다. 그리고 호스트는 한국 학생들의 체류기간 동안 숙식을 제공한다. 주말과 저녁 시간에 같이 할 수 있는 활동도 호스트가 준비 한다. 또한 이 곳 학교 측에서는 방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을 제공한다.


방문 학생들은 호스트 학생과 같이 등교한다. 호스트 학생이 통학버스를 타면 같이 통학 버스를 탄다. 호스트 학생이 운전을 하거나 부모님으로부터 라이드를 받으면 방문 학생도 함께 똑같은 방법으로 등교한다. 그리고 호스트 학생과 같은 수업을 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점심 식사도 호스트와 똑같이 학교 식당에서 급식을 받을 경우 학교 식당 음식을 먹게 된다. 비용은 학교 측에서 부담한다. 만약에 호스트 학생이 점심을 집에서 싸 가지고 오는 경우 방문 학생의 점심도 똑같이 준비한다. 페어팩스 카운티 학생들이 봄방학에 답방을 할 때에도 한국의 학교에서 3일 정도 학교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나머지 기간에는 서울, 경주, 부산 등을 방문한다. 물론 호스트 집에 머무는 경험도 한다. 그러나 이 곳 학생들이 한국 방문 시 부담하는 비용은 비행기 표 값도 채 안 들게 했다.

이렇게 웨스트필드 고등학교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 2년 전에는 센터빌 고등학교에도 소개되었다. 센터빌 고등학교에는 전라남도 국제교육원이 도 전체에서 선발한 학생들이 온다. 그리고 센터빌 학생들의 한국 방문 때에는 여수의 한 학교를 지정해 학교 프로그램을 경험하도록 했다. 전라남도 학생들은 센터빌 고등학교에 지난 가을에 이미 다녀 갔다.

그리고 2년 전에 헤이필드 중고등학교에서도 교류 프로그램을 처음 실시했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 해 쉬게 되었다. 인천의 해원 고등학교도 올해는 1년 쉬겠다고 했다. 대신 웨스트필드 학생들은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봄방학에 그대로 한국에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오는 봄방학 때는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5개의 고등학교(웨스트필드, 센터빌, 섄틀리, 매디슨, 마샬)에서 학생들이 인솔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이제 규모가 제법 큰 방문단이 될 것 같다. 이 교류 프로그램에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나로서는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모쪼록 모든 학생들에게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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